백인영 한국소방안전원 대구경북지부 사무국장·소방기술사

▲ 백인영 한국소방안전원 대구경북지부 사무국장·소방기술사
  경북소방본부는 지난 1분기에 도내에 산재해 있는 물류창고 중 규모가 크고 화재·재난에 취약하다고 여겨지는 대상을 선정해 광역화재안전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소방, 건축, 전기, 가스 및 일반분야로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한 통합조사로서 필자는 소방담당으로 참여했다.

물류창고는 대량의 물품을 단기적으로 저장하고 이동시키는 중간 기지와 같은 곳으로 화재거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화재강도가 일반건축물에 비해 3배 이상 큰 중요한 건축물이다.

조사를 마치면서 각 분야별로 지적된 중요사항들을 살펴보고 향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사고에 대비함으로써 물류창고의 효율적 안전관리를 도모하고자 한다.

물류창고는 대부분 천장고가 높고 공간이 넓어 화재감지 및 방화구획의 성능확보가 곤란하므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화재진압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먼저 소방분야 조사내용을 보면 작동기능점검이나 종합정밀점검 시행 후 불량사항에 대해 적절한 보고와 조치가 잘 이행되고 있었으나 일부 업체는 단지 내 많은 업체가 입점돼 관리면적과 규모의 방대함으로 인해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그리고 피난안내도 등 소방관련 각종 표시부착이 불량한 상태로 관리되고 있는 경우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경우 소화기는 충분한 수량이 배치되어 잘 관리되고 있었다.

건축분야는 일부 물류창고에서 무허가 가설물이 설치·운영되고 있어 양성화 및 원상복구를 위헤 관계기관에 통보한 사례도 있었다. 그리고 건축물 대수선 이후 방화구획의 관통배관, 케이블 등의 밀실시공 불량이 발견되기도 했다.

전기분야에는 크고 작은 많은 문제점이 발견됐다.

내용을 살펴보면 수·변전실 출입구에 시건장치가 설치되지 않아 현장에서 시정조치 했고 노출 콘센트 및 전선관 배관이 손상돼 누전 등이 우려됐다.

콘센트 회로차단기의 용량이 과대해 필요시 적절한 차단여부가 염려됐으며 일부 건물에는 누전차단기가 미설치된 사례도 있었다.

그리고 전기 지게차 충전시설이 실내에 여러 곳 분산 설치돼 있어, 관리의 불편함을 고려해 실외 집중설치를 권고하기도 했다.

전기로 인한 화재는 우리나라 화재건수의 약 1/4을 차지하는 매우 큰 원인으로 전기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가스분야에도 다수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가스누출 경보장치에 전원이 연결되지 않거나 가스배관의 부식방지 조치가 만족스럽게 되지 않았으며 입상배관과 소형탱크배관에 부식방지 조치를 하지 않아 녹 발생으로 인한 누기가 염려돼 자진 개선하도록 권고했으며 지게차 가동지역에 설치된 가스배관은 파손방지를 위한 배관보호판 설치를 권고하기도 했다.

기타 일반적인 안전부분은 대체로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보관물품 중 화재위험성이 있거나 무허가 물품은 없었고 전기 지게차 충전설비나 송전선 등의 관리상태도 양호했다.

그리고 금번 조사를 실시한 모든 물류창고는 직원이 24시간 상주해 화재감시가 이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위소방대가 잘 조직돼 운영되고 있었다.

현재까지 도내 물류창고를 조사하며 발견된 문제점과 양호하게 관리되는 사항을 살펴보았다.

물류창고는 특성상 연면적이 넓고 분야별 안전관리의 필요성이 큰 만큼 화재가 발생하면 대규모의 공간으로 확산돼 화재진압이 매우 어렵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위에서 지적된 각종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소방, 건축, 전기 및 가스 등 분야별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한다면 물류창고에 대한 안전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다.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오므로 우리는 항상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이것은 평소 설비에 대한 충분한 점검과 이해가 있어야 가능함을 명심하고 화재·재난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 본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