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국회의원 3명·단체장 3명 출마… ‘집안싸움’ 치열

민주당 오중기, 바른정당 권오을 등 3명 거론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경북도지사 자리를 두고 자유한국당 소속 후보군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TK)지역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자유한국당은 경북도지사직 사수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이는 TK지역이 보수를 대표하고 있지만, 홍준표 대표가 6.13 지방선거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소속 현 지자체단체장들이 차지하고 있는 기존 6곳 중에서 1곳이라도 잃는다면, 대표직을 내놓겠다”는 입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경선은 대의원 20%, 당원 30%, 국민선거인단 30%,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후보를 결정짓지만, 홍준표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단죄에 지역 여론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판세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경선과 관련해 한국당 관계자는 “각 지역 당원, 대의원을 장악한 국회의원을 어느 후보가 더 많이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느냐가 승패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내다봤다.
이는 ‘여론보다는 당심(黨心)이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된다.
이에 각 후보들의 선거운동도 당원, 대의원을 직접 겨냥하는 저인망식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현재 후보군 양상은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힌 이철우 국회의원(김천)을 김광림 의원(안동)이 친박계 지원에 힘입어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화려한 경력을 가진 박명재 의원(포항 남·울릉)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제2의 김관용 신화에 도전한 남유진 구미시장과 김영석 영천시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도 1월중 사퇴하고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 경북도지사 ‘후보군’ 난립...한국당 공천=당선?
보수 정치의 본산으로 일컬어지고 대구경북(TK)지역에서의 자유한국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또 다시 재현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후보군들은 그 누구 한사람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김천)은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가진 회견을 통해 국회의원과 당 최고위원, 당협위원장 사퇴 의사를 밝혀 배수진을 친 상태다.
그는 또 “당내 경선은 올 3월에 할 것 같다”며 “경선 때 국회의원을 사퇴하고 경선에서 떨어지더라도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경북 역사 이래 최대의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 추진 ▲환동해지역본부를 제2청사로 승격 ▲미래지향적 경제 선도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농업 첨단화와 청년 창농 ▲이웃사촌 복지 도입 ▲지진방재대책 마련 ▲세계로 나가는 글로벌 경북 ▲감탄할 정도의 도정혁신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도 지난달 19일 “민초는 이익을 좇는 듯 하지만 종국에는 대의를 향한다. 경북 민심과 함께하는 공감, 참여 도정을 실천하겠다”며 6.13 지방선거 경북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경북이 보수 정치의 본산”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하면서 경북의 부활을 약속했다.
이어 그는 “보수는 산업화를 이룬 주역이자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일으키며 복지국가의 기반을 닦았다”며 “보수의 심장인 경북이 적폐청산으로 궤멸되는 것을 막고 오로지 실력과 능력만으로 보수를 세우고 경북의 미래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재선을 염두에 두지 않고 ‘단임’이라는 배수진을 쳤다”며 도지사 단임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김 의원은 ▲환동해발전본부 추진 ▲독도 영토주권 확립 ▲울릉도 활성화 산업 ▲영일만항 개발 ▲원전방폐장 보상 확대 ▲신라왕경 복원 ▲동해안 특성화 산업 유치 ▲첨단미래자동차산업 육성 ▲구미 국가산단 재생 등 굵직한 현안 30여 가지를 공약으로 발표했다.
박명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포항 남·울릉) 역시 지난달 20일 경북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은 정치적 리더십 부재, 여론 분산, 지역 소멸, 경제 위축 등 모든 분야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새로운 비전과 성장, 발전 계기를 마련해 대한민국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의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경북은 보수혁신 발전을 견인할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구경북 자존감과 위상을 되찾아 보수정권 재창출을 견인하도록 뒷받침 하겠다”며 아울러 “경북도지사에 당선하면 ‘4년 단임만’ 한 뒤 보수 신진 인사를 키우고 육성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어 박 의원은 공약으로 ▲동북아 경제권 구축과 신동해안 시대 제2도청 추진 ▲도지사 권한 시군 위임으로 협업적 지방 거버넌스 구축 ▲일자리 창출, 경제 활력 증진 ▲지진 대책 등 경북 발전 방안 등을 발표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현직 단체장 중에서는 남유진 구미시장, 김영석 영천시장 등이 차기 경북도지사직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시장은 지난달 28일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음 도정을 이끌 도지사는 정치달인이 아닌 행정달인이 돼야 한다"며 "그동안 지방을 외면한 채 양지에서 중앙정치에 몰두한 국회의원보다는 지역민과 함께 울고 웃는 현장 행정가 출신이 민의를 진정으로 보듬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 시장은 지난달 26일 경북도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탄핵 때 아랫목을 찾은 정치인들은 경북도백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고 "박정희 정신을 계승해 한강의 기적처럼 낙동강의 기적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남 시장은 이어 "한점 부끄럼없는 도지사 선출을 위해 출마자들의 자기검증 기술서를 당과 언론에 공개하자" 며 "도민들에게 떳떳하지 못한 사람은 아예 후보등록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장주 현 경북도 행정부지사도 ‘김관용 도지사와 손발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출마를 위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그는 이미 경북 전역을 돌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으며 1월 중 부지사직을 사퇴하고 본격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민주당·바른정당·정의당 “이번이 기회”
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 정의당도 저마다 후보군을 내세우며 도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는 보수분열 등의 상황에서 치르는 이번 선거가 자신들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차관과 김영태 ‘상주-군위-의성-청송’ 지역위원장, 오중기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민주당 인사들 외에 새로운 인사 영입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대구와 마찬가지로 경북에서도 민주당이 누구를 후보로 내세우느냐가 경북도지사 선거에 적잖은 변수가 될 듯하다.
바른정당에선 권오을 전 의원이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으며, 정의당에선 최근 경북도당 위원장에 재선된 박창호 위원장이 재도전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