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타쾨이서 길거리 음식 먹은 뒤 구토·메스꺼움 증세
6세 아들과 3세 딸, 어머니 잇따라 사망… 아버지는 중환자실
호텔 투숙객 추가 환자 발생… 화학약품 노출 가능성도 수사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여행하던 독일인 일가족 4명이 길거리 음식 섭취 후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이다 3명이 숨지고,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 가족이 머물던 호텔에서 추가 환자가 발생하면서 수사 범위도 음식에서 숙소로까지 확대됐다.
독일 함부르크 출신의 튀르키예계 부부와 자녀 2명은 지난 9일 이스탄불로 휴가를 떠났고, 11일 오르타쾨이 해안가에서 튀르키예 전통 음식들을 먹었다.
이들은 현지식 곱창요리 ‘코코레치’, 홍합밥 ‘미디예 돌마’, 감미료 과자 ‘로쿰’, 쿰피르(감자요리), 수프, 닭고기 요리 등을 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밤 가족 모두가 메스꺼움과 구토 등 식중독 증세를 보였고, 병원을 찾았다가 치료 후 호텔로 돌아갔지만 상태가 악화돼 다시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6세 아들과 3세 딸, 어머니가 잇따라 사망했고, 아버지는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이들이 머문 호텔은 이스탄불 파티흐 지역에 위치한 곳으로, 튀르키예 일간지 줌후리예트는 같은 숙소에 머무르던 이탈리아, 모로코 출신 관광객 2명도 유사 증세로 입원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독일인 가족에게 음식을 판 노점상 4명과 호텔 관계자 3명 등 총 7명을 과실치사 등 혐의로 체포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방역업체 직원도 구금된 상태다.
호텔 측은 “식당이 없고 손님에게 물만 제공한다”고 해명했지만, 수사당국은 호텔 일부 객실에서 최근 화학약품, 특히 살충제가 살포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해당 약품이 식수나 주변 환경을 오염시켰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실제로 2023년 이집트에서는 옆방에 뿌린 살충제 탓에 영국인 관광객 부부가 사망한 사례가 있다.
이와 관련해 당국은 음식물과 식수 샘플, 호텔 감시카메라 영상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율마즈 툰치 튀르키예 법무부 장관은 “두 아이와 어머니의 안타까운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진실을 철저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현 시점에서 식중독 외에 화학약품 노출 등 타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