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피해 낸 지난 3월 ‘경북산불’ 벌써 잊었나

▲ 지난 20일 낮 12시 24분쯤 의성군 구천면 한 도로변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현장. 의성소방서 제공.

   
▲ 의성군 구천면 장국리 산불 현장. 의성군

- 동해안 차고 건조한 날씨·강풍 예고돼 초비상

경북 의성군에서 지난 19일과 20일 잇따라 발생한 산불이 방화에 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3월 '경북산불'도 의성지역 방화에서 비롯돼 사상 최대의 피해를 낸 바 있어 안전불감증을 철저히 배격하고, 방화자(실화자)를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경찰과 의성군 등에 따르면 40대 A씨가 19~20일 의성군 구천면 장국리의 한 야산에 불을 지르는 모습이 화재 발생지점 인근의 CCTV에 포착됐다. 경찰은 A 씨를 추적해 21일 체포했다.

A씨는 방화 현장 인근 주민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틀에 걸쳐 방화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CCTV 영상에는 A씨가 20일 낮 12시 22분쯤 불이 난 지점에 머물다가 자리를 뜨자 2분 뒤 연기가 나는 모습이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씨 차량과 복장 등이 영상 속 남성과 일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9일 오전 11시와 20일 낮 12시쯤 장국리의 한 야산에서 난 불로 임야 총 600㎡가 불에 탔다. 이틀간 산불 진화에 동원된 소방 인력은 240여명, 진화 장비는 70여대, 진화 헬기는 25대 이상이었다.

한편 지난 3월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한 ‘경북산불’은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시·군으로 확산된 역대 최대 규모의 대형 산불로, 인명·재산 피해가 극심했다.

산불 영향구역은 3만3204ha(서울시 면적의 절반 이상)로 집계됐으며, 이는 2000년 동해안 산불을 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사유시설 피해 590억원, 공공시설 피해 6216억원 등 총 1조1306억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이후 피해액이 1조830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재민 2128가구, 3509명, 주택 4458채, 농축업·수산·중소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피해가 동반됐다.

산불에 대한 비상한 대책을 세우고,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면, 올 겨울에도 초대형 산불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최근 늦가을 날씨에도 건조특보가 발효된 강원 동해안, 산지와 경북 동해안, 북동산지를 중심으로 당분간 매우 건조한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산불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

건조한 대기 속에 강원 양양, 인제 등에서 산불 피해가 잇따랐다. 이달 들어 전국 곳곳에서 산불 20여건이 잇따르자 산림청은 산불 경보 수준을 ‘주의’로 올렸으며, 기상청도 산불 주의를 당부했다.

23일 산림청·강원특별자치도산불방지대책본부 등은 지난 22일 저녁 6시16분께 강원 양양군 서면 서림리 국유림에서 발생한 양양 산불이 16시간만인 23일 오전 10시20분께 진화됐다고 밝혔다. 피해 면적은 22.5㏊로 추정됐다.

지난 20일 오후 5시23분께 인제군 기린면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도 산림 36㏊(추정)를 태우고 17시간 만인 21일 오전 10시30분께 진화됐다.

지난 9일 이후 전국 곳곳에서 산불 21건이 발생하는 등 산불이 잇따라 산림·소방 당국 등이 긴장하고 있다.

동해안은 대기가 건조한 가운데 당분간 바람도 강하게 불어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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