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서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 개최
李 “대미 투자 쏠림 우려… 국내 투자도 신경 써달라”
총수들 “5년간 수십조 투자·고용 확대… 상생에 최선”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나 한미 관세협상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민관 합동회의는 주말임에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서로 감사와 격려를 주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정부와 기업이 이렇게 합이 잘 맞아서 공동 대응을 한 사례가 없었던 것 같다”며 “전적으로 기업인 여러분의 헌신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터프 사나이’라고 언급하며 “정말 애 많이 쓰셨다”고 격려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회의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 중 하나인 핵추진 잠수함 건조, 조선협력 프로젝트(MASGA) 등도 화제가 됐다.
여승주 한화 부회장은 “핵잠 건조에 경의를 표한다”며 “국격 상승과 지역 안보 강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MASGA 성공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며 미국 조선시장 진출을 새로운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 대통령은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가 국내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며 “그런 걱정을 하지 않도록 잘 조치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이에 이재용 회장은 “국내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더욱 힘쓰겠다”며 “향후 5년간 6만명을 국내에서 고용하고, R&D를 포함한 국내 시설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원래 2028년까지 128조원을 계획했지만 현재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약 600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고용도 연간 1만4000∼2만명 수준의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의선 회장 역시 “2030년까지 연간 25조원씩 총 125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며 “채용 규모도 올해 7200명에서 내년엔 1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구광모 회장은 “향후 5년간 100조원을 투자하되, 그 중 60%는 소재·부품·장비 기술개발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에 7조원을 투자하는 대미 계획과 함께 국내 조선·방산 분야에도 5년간 11조원을 투자할 뜻을 밝혔다. HD현대는 에너지·AI 기계로봇 등에 8조원, 조선·해양에 7조원을 포함해 총 15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고 전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스타트업 펀드를 현재 5000억원에서 1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회장은 “이번에 대통령의 배짱과 뚝심이 대단했다”며 “미국에 있는 로비스트들도 한국 정부에 감탄했다더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