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

백과사전에는 상여란 상례 때 시신을 나르는 도구로써 행상(行喪)이라고도 한다. 상여라는 말은 19세기 중엽 간행된 한국의 대표적 예서인 이재(李縡)의 〈사례편람〉에 처음 나온다.

〈사례편람〉에 따르면 대여(大與)는 가난한 사람들이 구하기 힘듦으로 상여를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했으며, 〈세종실록〉·〈순종국장록〉에 따르면 대여는 국장에 사용되는 기구로 쓰였다고 밝히고 있다.

오십대 중반의 나이가 된 사람으로 시골이 고향이라면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초가로 지은 상여집(곳집)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동네 사람들이 공동으로 모은 돈으로 상여를 마련해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사용했다.

상여를 메는 사람은 상여꾼·상두꾼·향도꾼이라 하여 주로 마을공동 품앗이로 이루어졌다. 상여꾼의 유래에 대해서는 전통시대의 신앙공동체였던 향도(香徒)조직이 조선시대에 들어와 향촌공동체의 기능으로 분화되면서 두레는 공동노동을 담당하고 향도는 상장(喪葬)의 일만을 담당하여 향도조직원들이 상여꾼으로 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여꾼들은 상여를 메고 가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죽은 사람의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상여소리〉를 불렀는데, 상여가 나가기 전날 밤 빈 상여를 메고 풍악과 노래를 하는 상여놀이 풍습도 있었다. 이는 슬픔에 잠긴 상주를 위로하고 현세에서 이루지 못한 행복을 저승에서 이루라는 위로의 놀이였다.

지난 4∼5일 이틀간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제55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달성군 화원읍 설화리 상엿소리가 ‘장려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대구시 대표로 선발된 설화리 상엿소리는 노전제 지내는 소리, 오르막 올라가는 소리, 내리막 내려가는 소리, 강다리를 건너는 소리 등 상을 치르는 전 과정을 순차적 흐름에 따라 프로그램화하고 스토리와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연습에 매진해왔다고 한다.

특히 사라져 가는 우리민족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계(契)를 모아 상여를 마련하고 소리를 연마해 마을의 전통을 보존함은 물론 그 정통성과 역사성을 전국에 널리 알렸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설화리 상엿소리는 4대에 걸쳐 잡소리가 섞이지 않고, 전통이 잘 보존돼 있으며, 가창력이 풍부하고 좋은 음색을 가지고 있는 상여 앞소리꾼 3대 오상석 씨(78)가 4대 이종수 씨(65)에게 전수 작업을 연내 마칠 예정이며, 마을 전통을 계승해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하고 더욱 기대가 된다.

우리 조상의 삶이 오롯이 담긴 설화리 상엿소리의 맥이 끊기지 않게 잘 보존해서 달성군의 전통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은 미래의 문화위상을 세울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아름다운 꽃상여가 불길에 타올라 재가 되어 훨훨 하늘 높이 날아가던 지난날의 향수와 함께 곳곳에 묻혀있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재창조하고 계승하는 것은 창조경제의 문화콘텐츠역할을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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