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당국, 김정은 '발목 부상'으로 사실상 최종 판단한 듯
김 제1비서의 잠행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전격 방남하고 남북이 제2차 고위급 접촉에 합의하는 등 대남 정치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유지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북한은 김 제1비서의 공백이 한달 간 이어지던 지난 4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김 제1비서 체제 실세 3명을 인천아시안게임에 파견했다.
북한에서 순위를 다툴 수준의 고위급 인사들이 한꺼번에 우리 측 지역을 방문한 것은 사실상 처음으로 당시 이들을 통해 김 제1비서의 건재함이 간접적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북한은 서해 NLL 도발 및 대북 전단(삐라)에 대한 고사총 총격 등 민감한 남북 현안에 있어 강도 높은 대응을 구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의 김 제1비서의 잠행이 이어지는 것은 역설적으로 현재 김 제1비서의 건재함이 도드라지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북한 매체가 '불편하신 몸'으로 지칭할 정도로 일정한 수준의 건강 문제와 공백이 공식화 된 상황에서도 굵직한 현안을 다루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제1비서의 잠행 초기엔 사망 위기 등 건강 상태에 대한 각종 소문이 무성했으나 현재 김 제1비서는 발목 부상으로 인한 칩거가 유력한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정보 당국은 김 제1비서가 한달 여 전 양쪽 발목을 수술 받고 평양 인근의 전용별장에서 회복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관련 정보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비서는 평양 북방 자모산으로 추정되는 이 전용별장에 마련된 지하벙커 등에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측근들로부터 각종 현안에 대한 보고를 수시로 받으며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나 CCTV 역시 수시로 김 제1비서가 건재하며 북한 내부의 동요가 전혀 없다는 내용의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제1비서의 공개활동 재개 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제1비서는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69주년 기념일에 등장할 것이 기대되기도 했으나 북한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등의 행사를 진행하지 않은채 차분히 지나갔다.
전문가들은 다방면의 정보와 정황에서 김 제1비서의 건재가 엿보이는 만큼 김 제1비서가 오히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완전히 회복한 모습으로 대대적인 행사를 통해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재시에도 흔들리지 않는 통치 구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굳이 공개활동에 무리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 역시 김 제1비서의 공백이 올 연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12월17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3주기 전이라도 남북관계 현안은 물론 외부적인 정치 일정상 필요가 제기될 경우 의미있는 공개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한 북한 전문가는 "관례적으로 봤을 때 북한 최고지도자가 공백 후 복귀할 때는 의미있는 행사를 통해 건재를 과시하곤 했었다"며 "이러한 공식이 김 제1비서 체제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시점을 예단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대경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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