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불법 댓글조작 공모·인사청탁 외에도 물어볼 사안 많다” 자신감

지난 대선 때 불법 댓글조작혐의로 구속 기소된 필명 ‘드루킹’(김동원 씨) 일당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사진)가 6일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지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이날 특검에 출석한 것은 지난 4월 중순 그가 드루킹의 범행에 연루된 의혹이 제기된 뒤 약 넉 달 만이다.

특검은 지난 6월 27일 특검팀이 출범한 지 41일 만인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로 김 지사를 소환해 그의 컴퓨터 장애 등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취재진을 향해 여유 있는 태도를 보이면서 댓글조작 공모 의혹, 인사청탁 및 불법선거 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

김 지사는 이른바 ‘킹크랩 시연회’를 본 적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며 드루킹에게 6.13 지방선거 도움을 요청했다는 의혹, 센다이 총영사 등을 역제안했다는 의혹에도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특검도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 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특검 건물 9층에 마련된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신문을 받게 되며 그의 진술은 김 지사 측의 동의에 따라 모두 카메라에 담겨 저장된다.

앞서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에 동원한 프로그램 이른바 ‘킹크랩 시연회’를 참관하고 댓글조작을 지시 내지 묵인했다고 보고 있다.

또 특검은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일본지역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느릅나무 출판사 등에서 드루킹에게 ‘선플 운동을 하겠다’는 말을 들었을 뿐 불법 댓글조작 사실은 몰랐다고 반박한다.

공직을 제시하며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당시 정치지형이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억지 논리라고 주장한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대권후보로까지 거론되는 김 지사의 정치 경력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특검 측은 “김 지사에게 댓글조작, 선거법 위반 의혹 외에도 물어볼 사안이 많다”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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