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외압? KBS 극심한 혼란

길환영 KBS사장, 거취 표명할 듯

KBS 노조, 길환영 사장 출근 저지…기자협회 제작거부 돌입

KBS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청와대 외압 파문으로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노조원들이 19일 아침 길환영 사장의 출근을 저지시켰고 제작 거부에 돌입했다.

이에 길환영 KBS사장이 오늘 오후 3시 열리는 KBS기자협회 총회 에 참석하고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KBS측 관계자는 “길 사장이 기자 총회에 참석해 당장 사퇴는 아니지만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힐 계획”이라며 “향후 진상조사를 꾸리는 등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뜻을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S기자협회는 길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현재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제작거부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날 오후 3시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기자 총회를 갖고 총력 투쟁을 결의할 예정이다.

앞서 기자협회는 길사장이 이날 오후 3시 예정된 기자회견때까지 퇴진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오후 6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길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KBS 본관 TV공개홀에서 팀장급 이상 사원들이 참석하는 ‘사원과의 대화’,오후 3시 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 외압 논란’ 등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었으나 모두 백지화됐다.

19일 아침 길 사장이 승용차를 타고 오전 9시경 본관 앞에 도착했으나 K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조KBS본부(이하 새노조) 노조원 200여명은 길 사장의 출근 저지에 나섰다.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노조원들과 안전요원들간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길 사장 차량 앞 유리창이 심하게 파손됐다. 결국 길 사장은 사내 진입을 포기하고 10분만에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런 가운데 김주언, 이규환, 조준상이사들은 이날 KBS 이사회에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제청안에서 “길환영 사장은 사사건건 방송의 공정성과 자율성을 짓밟아 왔다. KBS의 독립성을 최일선에서 지켜야 하는 최고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독립성을 스스로 침해하는 범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한편 KBS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길 사장 해임 제청안의 상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KBS 보도본부 부장들이 보직 사퇴, KBS 기자협회 제작거부 결의 등 KBS 구성원들로부터 전방위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