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경영, 자본잠식, 경영진 비리 등…주주총회서 청송사과산업 재도약을 위해 해산 결의

최고의 명품사과 주산지로 인정받고 있는 청송군의 사과 유통 공기업인 청송사과유통공사(사장 직무대행 이승화)는 지난 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해산을 결정했다.
이날 총회 의안으로 제출된 ‘청송사과유통공사 해산 결의의 건’은 전체 발행주식 22만1천600주 중 89.2%인 19만7천700주의 주권을 가진 주주들이 해산 투표에 참여했다.
참석한 모든 주주들이 숨죽이며 개표 상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개표결과 찬성이 98.4%인 반면, 반대는 0.9%, 무효 0.7%로 나왔다.
대주주인 청송군의 주주권을 제외하더라도 81%를 넘는 주주가 찬성하고 반대는 10% 정도에 그쳐, 대다수 주주의 찬성으로 해산이 결의됨으로서 그동안 청송사과유통공사에 대한 일반 주주들의 민심을 그대로 보여준 결과였다.
특히 해산 의결이라는 다소 무겁고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주주총회 자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키며 대주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준 윤경희 청송군수는 “유통공사 법인이 해산되더라도 건물과 시설은 청송군 소유로 그대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과 농가에서는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공청회와 이번 주주총회에서 표출된 농업인들의 민의를 받들어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될 새로운 운영주체와 함께 군수가 직접 업무를 챙기면서 사과 유통량을 현재보다 더 많이 늘리고, 사과 가격을 안정시켜 농가소득을 보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시행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8월 23일 예산 18억원(81.2%)과 민간인 투자 4억1천600만원(18.8%)으로 설립된 청송사과유통공사는 2015년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을 하며 사과산업 발전 등에 큰 역할을 했다.
2014년에는 청송 전체 사과 생산량 4만5천515t의 10.1%인 4천600t을 처리해 당기 순이익 2억9천200만원을 올렸다.
그러나 2016년 이후 사업부진과 신뢰상실, 자본잠식 등이 진행되면서 2016년 4천983t, 2017년 4천499t, 2018년 3천760t으로 사과 처리량이 계속 줄었고 매출도 2016년 145억원, 2017년 136억원, 2018년 109억원으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지난해 결산 결과 누적 적자가 6억3천200만원으로 전체 자본금 22억1천600만원의 28.5%에 이른다.
지난 2017년 9월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사과유통공사 임직원 5명과 전 청송군수 A씨가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경영개선 계획을 수립해야 할 사장이 스스로 사직하고 중요 보직의 직원들이 사표를 내는 등 조직마저 붕괴됐다.
청송군은 사과 산업 재도약을 위해 전문 조직이 필요하다고 보고 농산물 산지유통센터 운영체계를 바꿔 공모로 새로운 운영 주체를 선정해 새롭게 출발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