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봉현 북부본부장

주인이 의관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손님이 경의를 표할 리 없는 것인데, 손님의 눈에 아랫사람이 그 분수와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한다면 윗사람의 몸가짐인들 새삼 비추어 무엇을 하겠는가! 필자는 ‘선비도시’라 불리는 영주시의 공무원 사회에는 과연‘선비도시’라는 고귀한 이름에 걸맞은 시정 최고책임자의 정령(政令)이 바로 서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지난 27일 오후 기자 동료인 B씨(76)와 제보 현장 확인 차 산림녹지과 A모(36세) 주무관과 현장에서 만나기로 했었는데 그와의 첫 대면에서 받은 건 높으신 양반네의 경우에 없는 행동으로 부터 민초가 겪는 ‘불쾌함’과 ‘수치스러움’이 이런 것 이었겠구나 하는 자괴감이 전부였다.
A모 주무관은 현장 도착 즉시 차량에서 하차 하자마자 B씨와 필자 앞에서, 두 사람의 오랜 기다림에 대한 답변과 기선 제압용인 듯 아무런 주저함 없이 곧장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이날 필자는 영주시 적서동 120-3번지에 주무부서에서 지난해 1월 방재단 사용 목적으로 컨테이너 2동을 창고용도로 관련부서와 협의 후 설치했으나 행정 편의주의 발상에서 사용목적과 동떨어지게 사용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를 하고자 관련 공무원을 현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A모 주무관이 담배를 피우면서 응대하는 순간부터 받았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불쾌함이 조금씩 진정되자 공직자의 전형적인 ’갑질‘이 연상되기 시작했다. 새마을 시대 공무원도 아니고, 옆구리에 칼을 찬 일제 때 공무원도 아닌데, 특히 외모만 으로도 아버지뻘로 보일 사람들 앞에서 담배연기를 뿜으면서 응대라니 말이다.
필자보다 훨씬 연장자인 B기자가 볼썽사나운 모습에 필자보다 더 많은 충격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더욱이 한 번쯤 이름은 들어보았을 법한 까칠 하다고 소문난 기자들 앞에서 이 모양 일진대 순수 민원을 제기하는 시민들 앞에서라면 A모 주무관과 같은 공무원의 오만불손함은 어디까지 일까?
윗물이 맑다면 아랫물도 맑아야 하는 법이다. 자신에게 어르신이나 다름없는 사람들 앞에서 흡연하며 응대하는 영주시의 산림녹지과 A모 주무관의 싹수없는 행위는 ‘선비도시’란 영주시의 이미지와 거리가 멀어도 한참이나 멀어 보인다.
시정의 슬로건으로는 ‘시민이 주인이다’, ‘시민이 선비다’라며 적잖은 노력과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막상 그 행동과 내막은 시민을 위하는 척만 하고 호도하는 선에서 그치고 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의문을 던진다. 필자는 ‘선비도시’를 지향하는 영주시의 공무원 관료 한 사람 한 사람이 최일선에서 시정 최고 책임자의 정령(政令)을 실천적이고 투명하게 시민들에게 보여줄 때 비로소‘선비도시’라는 고귀한 이름이 더욱 아름다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