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인용 보도엔 강경대응 예고

KBS 등 지상파 3사와 한국방송협회는 15일 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를 진행한다.

14일 방송협회에 따르면 경영 적자와 코로나19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협회와 지상파 3사(KBS·MBC·SBS)가 구성한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는 선거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2천321개 투표소에서 투표자 약 51만명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리서치, 코리아리서치, 입소스주식회사 3개 조사기관 조사원 약 1만2천명은 투표소 밖에서 50m 이상 떨어진 지점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 5명 마다 1명씩을 대상으로 어떤 후보에게 투표했는지를 조사하는 방식이다.

결과 발표는 투표가 끝나는 오후 6시를 넘긴 6시 15분에 지상파 3사에서 동시에 공표된다. 이는 오후 6시 이후에 투표하는 자가격리 중인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KEP 측은 "사전투표가 조사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몇 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노하우와 데이터가 쌓였다. 최종 결과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리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출구조사에서 조사원 1명당 유권자 40여명을 상대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는 데다 감염 가능성도 있어 응답률을 낮출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를 대면하는 조사원은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의무 착용하게 하고, 감독관이 투표소 5∼6 군데를 수시로 돌아다니며 조사원들 체온을 측정한다.

조사에 응한 유권자가 사용하는 펜도 이전까진 수거해갔지만, 이번엔 일회용 볼펜을 지급해 여러 명이 돌려쓰는 일이 없도록 했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는 유권자의 정치 성향, 국정 어젠다 등에 대한 질문을 포함한 심층 조사를 진행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선 시간이 오래 걸려 아쉽게도 포기했다"며 "이번 출구조사는 30초∼1분이면 끝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21대 총선 출구조사에 소요되는 비용은 총 72억원이 소요된다. 따라서 지상파 3사는 경영난이 가중되는 상황인 데다가 포털사이트와 다른 언론 매체들이 실시간으로 출구조사를 인용 보도하는 바람에 막대한 돈을 써가며 사업을 진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대영 KEP 위원장(KBS 선거방송기획단장)은 지난 8일 KBS 선거방송 기자간담회에서 "지상파 3사 사장들이 이번 총선은 출구조사를 하지 말자고 합의했었다"면서도 "출구조사는 시청자의 알 권리라는 공적 서비스이자 선거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아무리 경영이 어렵다고 해도 돈 때문에 출구조사를 안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해서 어렵게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EP는 또 이번 총선부터 경쟁 미디어의 무단 인용 보도에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정당별 의석수와 제1당 예측 결과는 오후 6시 25분 이후, 각 지역구 당선자 예측 결과는 6시45분 이후에 인용할 수 있으며 이를 어기는 경우엔 법적 대응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종편 JTBC는 리얼미터, 성균관대 글로벌융복합콘텐츠연구소와 함께 자체적으로 만든 당선 예측 시스템을 사용한다. JTBC는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오후 6시49초에 사전 입수한 지상파 출구조사 자료를 방송했다가 3사에 2억원씩 배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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