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진노선 추구하고 있는 국면서 북핵대화 재개 무의미", 북일합의도 논의…한미일 공조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국과 미국은 2일(현지시간) 6자회담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북한이 핵개발과 경제 병진노선을 추진하고 있는 현 국면에서 북핵대화를 재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후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한 양국 간 의견을 교환했다.
황 본부장은 이날 회담 뒤 현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핵화 대화 재개 문제와 관련해서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고, 북한 핵 능력의 고도화를 차단할 수 있는 의미있는 대화가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6자회담 등 북핵대화가 재개되기 위해선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런 기조에서 중국 등과도 협의를 지속해간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워싱턴에서 가진 현지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대화가 되기 위해선 북한의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며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고 헌법에 명기하고 있는 상대와 대화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자고 하면서 핵프로그램은 계속 돌아가고 있고, 또 핵실험과 미사일 위협을 하는 이런 상태라면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하러 나왔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에 당국자는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협상 테이블로 갈 수는 없다라는 점은 중국도 이해하고 있다"며 "중국측도 우리와 미국의 이러한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양측이 북핵대화가 재개되기 위해선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조치가 있어야한다는 한미의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함과 동시에 중국의 입장도 한미와 멀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전날 황 대사는 워싱턴 도착 직후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 재개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이뤄질 수 없으며 적절한 대화의 조건이 있어야 한다"며 "한미중 세나라를 중심으로 대화 재개 조건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소 이례적으로 한미중 간 대화 재개의 조건이 협의되고 있다는 언급 때문에 6자회담 재개 조건 완화 가능성이 점쳐졌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우리측이 6자회담 재개 조건 완화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큰 틀에서 당장 기존의 입장에 변화를 꾀하는 데 대한 구체적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 2일 서울의 정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하고 있는 국가와 의미있는 비핵화 논의를 할 수는 없는 것이 한미의 입장"이라며 북핵대화 재개를 위해선 북한의 핵개발 포기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한미 양측은 지난달 말 있었던 북한과 일본 간 납북자 문제와 관련한 합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양측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인도주의적 사안이라는 점에서 진전이 있어야 하지만, 한미일 3국 간 북핵 공조는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에 공감했다.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