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일 수필가

 '화이자', '모더나', 코로나19 백신개발 선두주자로 거의 연예인 이름만큼이나 유명한 제약회사다. 몇 달 전까지는 전혀 모르던 이름이었는데 요즘 뉴스에 많이 나와 익숙해졌다.

언론에 백신개발 기사가 많이 노출된다. 그런데 조금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두 회사에서 생산하는 백신의 효과는 90%, 95%라고 한다. 막연히 생각할 때 100%가 아니라면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런지 이해가 안 된다. 자연현상에 100%가 없기에 당연하다는 생각도 된다. 반대로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 100% 양성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니까. 백신의 면역 효과가 60%만 넘으면 된다는 말도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과신하면 안 된다고 한다. 보관이나 지속시간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역시 혼란스럽다. 물론 효과가 100%가 아니라고 무시할 수는 없다. 지금 상황에선 그 정도만의 효과가 있다면 접종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어쨌든 지금 온 인류는 제약회사만 애타게 바라보아야 한다.

생각해보니 백신개발과 같은 바이오 기술이 뜬다는 말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있었다. 제약산업은 바이로 테크놀로지(BT)라고 해서 NT(나노테크놀로지) IT 등과 함께 유망신기술로 인정되어 왔다. 이번 코로나19 백신개발로 제약회사의 주가는 치솟을 것이 분명하다.

사실 나는 바이오 기술을 맹신하지는 않았다. 몇 년 전 어느 전시회에서 작은 알약 하나가 자동차 300만대의 가치가 있다는 설명에 무슨 알약 한 알에 그런 가치가 있는지 계산해보자며 망신을 준 기억이 있다. 연구의 효과인 기술력과 그 기술을 이용하여 생산한 제품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방법이 잘못된 것이다. 아르바이트생이다 보니 설명이 서툴렀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 상황을 보니 그때 표현 방법에 문제는 있었지만 과장은 아닌 듯하다. 결국 바이오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맞는 것 같다.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창업자는 터키에서 이민 온 흙수저 출신 부부인데 돈방석에 앉게 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개발은 인류의 건강과 직결된다. 그런데 문제는 백신과 우리에게 올 수 있느냐는 별개라는 것이다. 요즘 정부에서 백신구매협상을 하고 있다는데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뉴스를 보면 별로 서두르지 않는다는 인상이다. 협상전략인지 모르겠다. 자체개발도 하고 있으므로 시간이 지나면 우리나라는 그럭저럭 해결될 것 같기는 하다. 내년 상반기에는 백신접종이 가능하다는 정부관계자의 언급도 있다.

그런데 나라에서 구매를 했더라도 나에게 오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우선 의료종사자나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배당된다고 한다. 돈이 많거나 힘이 있는 사람은 웃돈을 주고 먼저 받을 수도 있겠지만 나 같은 사람은 아마도 맨 나중 순서가 될 듯하다. 또한 의미 있는 효과를 보이는데 걸리는 시간도 있어 집단면역에는 시간이 꽤나 걸릴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만 면역이 생긴다고 끝난 것은 아니다. 세계 전체에 집단 면역이 생겨야 한다. 빌게이츠의 말처럼 코로나 사태를 끝내려면 후진국에도 백신 접종이 끝나야 할 것이다.
당장 현실적으로 외국도 안전해야 해외여행이 가능하다. 우리 같은 사람에겐 해외여행이 그냥 사치스런 레저일 수도 있지만 일 때문에 해외에 나가야 하는 사람에겐 필수다. 우리나라는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가 아닌가.

특히 여행사 직원은 생존이 걸린 문제다. 많은 여행사 직원들이 강제로 무급휴직을 한다고 한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하여 생긴 일이다. 가슴 아프다

지난주부터 갑자기 일일 확진자 수가 300명대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누적 확진자수가 서울이 대구를 추월하기도 했다. 3차 대유행기라는 말이 나온다. 외국은 더 심각하다. 미국 유럽은 확진자 폭증으로 의료시스템이 마비될 지경이라고 한다

아쉽게도 이번 유행기를 막기 위한 방역에는 아직 백신을 쓸 수 없다. 그림의 떡이다.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를 강화하는 것만 할 수 있다. 제약회사만 바라봐야 하는 희망고문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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