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후보자 '무거운 심정 국민께 죄송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23일 인사청문회에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더 이상 정쟁은 안된다고 맞서면서도 구의역 사고 희생자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서는 여야 막론하고 질타가 쏟아졌다.

변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저는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단지 장관 후보자로서 앞으로의 정책만을 생각하기 보다는 저의 지난 삶과 인생 전반을 무겁고 진지하게 되돌아보았다" 며 "그 성찰의 시간 속에서 국민들의 마음과 아픔을 사려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는 반성을 했으며 새로운 각오도 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년 전 제가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의 발언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서 질책해 주신 사항에 대해 무거운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은 "변 후보자는 국무위원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품격을 갖추지 못했다. 이 사람의 영혼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하는 의심을 가지게 하는 수준"이라며 "변 후보자는 오늘 즉시 자진 사퇴하고 만약 용기가 없다면 임면권자는 즉시 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위는 청문회장을 정쟁의 자리로 변질시키지 말고, 보도된 내용에 대해서 자초지종과 시시비비를 따지고 정책에 대해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봐서 국민들께 밝혀드려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후보자를 악의적이고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게 과연 국민의힘에서 제기할 수 있는 문제인가. 국민의힘이 어떤 당인가. 박덕흠·전봉민 등 마피아들을 생산한 당이고 평균 48억원의 재산을 보유한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여야간 공방이 이어지자 진선미 국토위원장은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시작해달라"고 주문했고, 변 후보자는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지난 2016년 서울 구의역 사고 희생자인 김아무개군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서는 여야 막론하고 질타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소속 간사인 이헌승 의원은 "오늘 이 자리에 오실 게 아니라 당장 구의역 사망 희생자 김군 유가족에게 찾아가서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하고 청문회에 오는게 낫다" 며 "형식적으로 사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김모군의 어머니가 '우리 아이가 살아서 돌아올 수 없다면 우리 아이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 사실만은 밝히고 싶다'며 오열하는 육성 녹음파일을 공개하며 "김군이 실수로 죽었냐, 변 후보자가 역지사지해서 부모의 입장이었다면 용서가 되겠냐"고 꼬집었다.

이에 변 후보자는 "더욱더 반성하면서 사과하고 마음의 빚을 진만큼 생명과 안전을 살리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또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은 "토지공개념이 위험한 생각인 것은 알고 있냐. 북한 국가주택의 경우 토지는 국가가 소유하는데, 그럼 북한식 부동산정책과 어떻게 다르냐"며 "일반 국민들은 반자본주의성향 가지고 있는 분이 국토부 장관 되면 불안한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변 후보자는 "잘 이해가 안 된다. 저는 자본주의에 대해서 한 번도 부정적인 얘기를 한 적이 없다. 부동산 사적 소유에 대해 제한하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변 후보자는 이어 장녀가 중학교 재학 당시, 고교 입시를 위해 환경정의시민연대 봉사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아빠찬스'라고 주장한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 "봉사실적에도 잡히지 않고 아무것도 없다. 딸이 지원서 초안에만 쓰고 실제로는 (학업계획서에) 쓰지도 않았다. 지원한 고등학교는 실제 떨어졌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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