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1일 오후 2시30분쯤 울릉 사동항 남서쪽 24㎞ 해상에서 일어났다. 사동을 출발해 포항으로 향하던 여객선 ‘우리누리호’ 주변에 포탄 4발이 잇따라 날아든 것이다.
포탄은 여객선에서 약 100m 앞 바다에 1발이 먼저 떨어졌다. 배 측면에 다시 1발이 날아들었고 이어 인근에 잇달아 2발이 더 떨어졌다.
사고 당시 우리누리호 바로 뒤에는 울릉군 도동항에서 출발해 포항여객터미널로 향하던 썬라이즈호도 운항 중이었다. 우리누리호에는 166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배가 조금만 빠르거나 늦어졌어도 포탄은 여객선에 바로 떨어졌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아니 몸서리가 쳐진다.
내 형제와 부모님 등 우리가족들이 탑승했을 수도 있다. 백주대낮에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있는가. 도대체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까지 밝혀진 경위를 보면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기강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문제의 포탄은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한 함정을 해군에 인도하는 과정에서 시험 발사됐다. 통상 해상에서 사격 훈련을 할 경우 한 달 전쯤 여객선사에 이를 통보하게 된다. 하지만 이날 사고 해역을 관장하는 해군 1함대 측은 여객선사에 어떠한 사전 통보 하지 않았다고 한다.
더 가관인 것은 해군 등 군 관계자가 탑승했음에도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아무리 시험발사라 하더라도 군과 조선사가 함께 주변 선박을 통제하고 안전을 100% 확보하는 건 상식이 아닌가. 그런데 해당 해역을 관장하는 해군 1함대는 조선사가 건조 함정에서 포탄을 발사했는지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니 기가 막힐 뿐이다.
더 나아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책임지는 기관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당시 시험발사는 사격구역 내에서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며 "여객선사와 포항해수청에 통보를 했는지에 대해 조사중이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해군과 함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시험운항 했다며 유감을 밝혔다.
방위사업청 또한 시운전 주체는 자기네가 아니었다며 발을 빼는 모양세다.
해수부는 해군과 현대중공업, 방위산업청이 재발방지를 위해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했다. 하마터면 300여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 갈 뻔한 참사일보 직전이었지만 정부도 이번 사고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유보한 상태다.
당국은 이번 사고 전말을 소상히 파악해 반드시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 기강해이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짓이다. 인재로 밝혀진 만큼 흐트러진 국가기강을 바로 잡고 재발방지 및 철저한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