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1년 앞으로
국민의힘 공천 = 당선 보증?
강석호 전 의원 대항마 거론
김광림, ‘李와 재대결’ 관심
여당 주자로는 권영세 물망

경북지역 270만(2021년 4월 기준. 263만 5896명) 도민의 수장을 뽑는 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경북도지사 선거는 큰 이변이 없는 한 국민의힘 공천장이 당락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내년 3월9일 대선 결과에 따라 지방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섣부른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의힘 후보군으로는 현역인 이철우(65) 현 도지사와 지역 전·현직 시장과 국회의원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중 현역인 이철우 도지사의 재선 도전은 확실해 보인다.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있지만 대항마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후보로 꼽히기 때문이다.

김천 출신인 이철우 지사는 수학교사를 하다 국정원에 들어간 뒤 정치인의 길을 걸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국정원의 꽃인 ‘국장’자리에 오른 이후 경북도 정무부지사, 3선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수학교사와 국정원 경험에 비춰 ‘꼼꼼하고 치밀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런 그가 도지사 재임시 논란의 중심에 선 적도 있었다. 2019년 6월 포스코 10일 조업중지와 2020년 4월 안동산불 당시 만찬과 관련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핵심 설비인 고로에 대해 10일 조업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철강산업 전반적으로 천문학적인 손실이 날 뻔한 위기에 처했다. 포스코는 강하게 반발했고 지역민심 또한 원성이 자자했다.

10일 조업정지 처분은 실질적으로 10일 동안 공장을 멈추는 정도가 아니다. 연간 400만 톤의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가 멈추면, 쇳물이 굳어져 복구 작업에만 3개월 이상이 걸린다. 이 논란은 1999년에 이미 블리더를 합법시설로 승인한 사실이 밝혀지며 그냥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 지사는 또 2020년 4월 24일 안동 산불 당시 미래통합당 21대 총선 당선인 3명과 저녁 식사를 갖고, SNS 홍보용 사진을 찍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산불로 1200여명의 주민들이 대피하는 와중에 일어난 일이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 지사와 함께 지역의 전 국회의원들의 도전도 예상되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출마여부에 대해 함구하거나 출마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여러 의원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경북지역 3선 의원인 강석호(65) 전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지사와는 동갑이자 18대~20대 국회의원 활동을 함께했던 ‘정치적 동지’ 관계다.

포항시 남구 대송면에서 태어난 강 전 의원은 서울 중동고와 한국외대를 졸업했다. 1991년 지방선거에서 포항시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해 무투표로 당선되기도 했다.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북도의원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이후 2008년 정치 지역구를 선친의 고향인 영덕군으로 옮기면서 제18대~20대 국회의원(울진,봉화,영양,영덕) 3선을 지냈다.

이런 그에게도 한때 계파정치 현실에 부딪히며 실연의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 강 전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 기준, 경북 국회의원 중에서 유일하게 비박계 의원이었다. 강 전 의원은 실제 최순실 게이트 이후 비상시국위원회에도 참석한 의원 중 한 명이다.

2016년 8월 9일 당시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그는 3개월 후인 11월7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당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유일한 고위 당직자였다.

강 전 의원은 또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삼일그룹)이 오히려 정치인생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일이 포항지역 최대 기업으로 성장하자 ‘정치 활동으로 부(富)를 축척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강 전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마포포럼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며 내년 도지사 출마와 관련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3선과 동해안 지역민들 사이에서 깊은 신뢰를 받고 있는데다 경북의 목소리를 굴절없이 전달하는데 중추적 역할도 수행 중인 점 등을 이유로 지역에서는 강 전 의원을 유력한 도지사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김광림(73) 전 의원도 후보로 거론된다. 김 전 의원 측도 마찬가지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특허청장과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내면서 경제통으로 불리는 김 전의원의 속내는 ‘이철우와 재대결’을 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 전의원은 지난 2018년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이철우 지사에게 밀려 공천에서 탈락했다.

현재 퇴계학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 전의원은 2017년 포항 지진 때 당내 포항지진대책 TF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여당주자로는 권영세(68) 안동시장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다. 안동 토박이인 권 시장은 3선 시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는 안동 출신 이재명 경기지사와 각별한 사이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김부겸 국무총리와 경기지사 이재명, 안동시장 권영세라는 이른바 더불어민주당내 TK 연대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이다. 내년 3월9일 대선 향방에 따라 권 시장의 정치 노선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권 시장 역시 내년 경북도지사 출마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현재 안동시장 직무에만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편 내년 6월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앞서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로 새 정권이 들어선 뒤 처음 열리는 전국단위 선거다. 때문에 대통령 선거가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TK지역 변화의 바람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국민의힘에서 현직 국회의원도 아닌 30대 이준석 당대표가 선출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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