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일 수필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3일부터 프로야구 리그를 중단했다고 한다.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과 접촉한 선수 중에 확진자가 발생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이미 올림픽 브레이크를 앞두고 있어서 실제로 순수하게 중단되는 기간은 그리 길지는 않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어 사적 모임이 제한받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여 문제가 된다. 개인의 일탈을 넘어 믿음의 끈마저 끊어버리게 되어 리그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말도 있다. 야구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안타깝다.
스포츠는 꿈과 희망을 주는 극본없는 감동의 드라마다. 정치와 이념을 초월하여 순수하게 스포츠로서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정치적인 이유로 멈췄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미국프로야구는 제2차세계대전 때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법적으로 허용된 테두리 내에서 가능한 것이다. 요즘같은 코로나 상황에서는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경기를 진행하여야 한다.
사실 요즘 프로야구는 위기를 맞고 있다. 물론 단순히 일부 선수들이 팬의 신뢰를 저버린 일탈 행동 때문만은 아니다.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인 상황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프로야구 진행이 비정상적이다.
나와 같은 경우 요즘은 바빠서 프로야구를 잘 못 보았는데 어쩌다 뉴스를 보게 되어도 전체의 흐름을 잘 알 수 없는 것 같아 뉴스에 흥미를 갖지 않게 된다.
프로야구는 장기레이스다. 한두경기 결과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즐기는 팬들도 많다. 나도 이런 흐름을 좋아한다. 프로야구처럼 전체적인 시스템이 잘 갖춰진 리그는 관중들이 이란 흐름을 이해하기 쉽게 즐기도록 진행되어야 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어쩌다 들어가더라도 전체적인 흐름이 쉽게 확인 되는 구도었다. 나름대로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전체적인 진행이 재미있게 이해되면서 아기자기한 콘텐츠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어쩌다가 무슨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리그 전체에 큰 여파를 끼치지 않고 수습이 되었다. 매니아가 아닌 나도 이런 시스템 덕분에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무엇인가 진행이 이상한 것 같았다. 물론 코로나19 때문이다. 사실 요즘과 같은 코로나 상황에서 장기레이스를 정상적으로 끌고 나가는 것이 무척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와 관련된 변수가 많은데 또한 치명적이다. 그러다 보니 야구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일들이 많았다. 작년에는 늦게 개막하여 늦게 끝났다. 관중들도 적게 모일 수 밖에 없었다. 올해는 좀 나아지려나 했지만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것 같다.
게임체인저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나 사건, 제품 등을 이르는 말이다. 대부분 좋은 의미로 사용된다.
코로나 19 방역과 관련하여서 치료제 등은 개발하면 게임체인저라는 뉴스가 뜨곤 했다. 어쩌나 이런 뉴스가 나오면 곧 코로나를 종식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관련하여 후속기사가 더 이상 뜨지 않는 것을 보면 잘 안되는 것 같다. 혹시나 하고 기대를 하는데 역시나로 끝나거나 다른 변수가 발생하여 뒤집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결과적으로 계속 희망고문이 되고 있다.
그나마 백신이 게임체인저가 될까 생각했는데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각종 변이가 발생하면서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요즘은 오히려 백신접종 이전보다 더 확진자 수가 많아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백신을 가장 성공적으로 접종하여 가장 먼저 집단면역을 달성할 것 같았던 이스라엘도 최근 확진자가 1천명대로 돌아왔다고 하니 정말 쉽지 않는 모양이다.
오히려 반대방향의 게임체인저를 보는 것 같다. 프로야구나 올림픽 같은 경기에서 코로나가 게임체인저가 되고 있다. 일본의 도쿄올림픽은 무관중 개최를 감수하고 강행하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선수촌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여 비상이라고 한다. 코로나는 흥행에 김을 빼는 게임체인저다.
아무래도 왕관(코로나)를 쓴 챔피언은 코로나가 될 것 같은 우려가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