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자 문 한동대 교수
한국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근세기 국방력의 약화로 일제에게 국토를 병합당해 많은 고통을 겪었고, 2차대전 이후 독립했지만 남북간 이념 차이로 말미암아 국토가 남북으로 분단되고 남북간 6.25전쟁이 발발하여 모든 것들이 파괴되었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수출지향적인 경제산업을 발전시켜 50년 후인 지금은 세계10위권의 경제산업능력을 지닌 선진국으로 발전했다. 동북아에서는 국토 작고 인구 작은 한국이지만, 세계적으로는 경제대국이자 군사강대국이며 이제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도 함부로 하지 못할 정도의 국가가 되어 있다. 하지만 남북분단과 그와 관련된 역사와 사상논쟁을 청산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일을 비롯한 자원부족한 수출지향적인 국가로서 국제관계 내지 네트워크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에 와있다. 또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여 그리 나쁜 편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지역격차, 빈부격차 등이 심각하고, 급격한 출생률저하로 10년~20년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 와있다.
한국의 국토가 좁다고는 하나 스마트하게 개발하면 얼마든 더 효율성있게 사용할 수 있으며, 제조업이며 첨단산업도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도전이 치열하지만 전기전자, 조선, 자동차 등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차 바이오, 인공지능/로봇/드론/항공기 분야도 세계 최강의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아직 의회정치체계가 구미에 비해 연륜이 짧고, 이미 언급했듯이 남북문제/사상문제 등이 얽히고 친미냐 친중이냐는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등의 다툼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함이 사회를 불안정하게 하는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또한 한쪽에서는 우리 한민족의 세계적인 네트워크, 디아스포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일부에서는 지극히 좁게 정의된 민족주의적인 이기심을 보이기도 하여 중국의 거대한 화교네트워크처럼 세계 한민족의 네트워크를 아직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현재 경북도를 위시하여 강원도, 울산시 등이 환동해권 활성화와 이를 통한 지역발전을 도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물론 국가적으로도 환동해권을 포함한 북방-유라시아 네트워크 증진을 통해 국가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국가적 다양한 정책들중 우선순위가 높지 못함이 문제이다. 당장 보다는 장기적인 목표 및 정책이행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는 경북도를 위시한 여러 관련 지자체들의 구성원들도 같은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러한 낮은 우선순위에서라도 필요할 때 적절한 정책방향 하에 갑자기 다가올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낭패인 것이다. 이러한 시각과는 별개로 세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국제관계의 다양성과 복합성이 두드러지는 사회에서 관련 지자체들로서도 환동해권 지자체들간의 교류와 협력을 통한 상생발전추구가 국가적인 정치외교 및 국방과는 다른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하는 시기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다.
중국, 특히 환동해권 관련 중국의 지자체들은 이 국지적 권역의 활성화에 대해서, 그리고 한국 지자체들의 역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중국이라고 낙후된 동북3성의 개발을 위해 동해로 진출할 해양물류항 확보를 위해 노력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중앙정부의 정치외교적 방향제시와 예산공급이 있어야 하겠지만, 동북3성으로서는 이와 관련 없이라도 환동해권 네트워크 증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다만 현재 중국은 일본이라면 몰라도, 물론 이 나라도 만만치 않겠지만, 우리 한국의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지자체들의 자본, 기술, 정치력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러시아, 특히 환동해권 관련 러시아의 지자체들은 이 국지적 권역의 활성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러시아가 경제적 어려움에 있지만 극동지방 개발을 위해 노력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블라디보스톡을 중심으로한 극동의 지자체들은 정치상황과 관련없이 환동해권 국가 내지 지자체를 통한 네트워크 증진을 크게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자본 투자에 기대를 하면서도 그 실천속도에 실망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한국 기업들로서도 우리 시스템과 다른 러시아에서 수익을 얻기 위해 돌다리도 두드려가며 진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물론 우리 정부는 물론이고 우리 지자체들의 역할이 그동안 그리 구체적이지 못했음도 사실일 것이다.
일본, 특히 환동해권 관련 일본의 지자체들은 이 국지적 권역의 활성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일본은 당연히 시베리아의 자원개발에 관심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일본은 현재 극우들이 거세게 한국을 비난하고 디스하는 상황에서 최소한 중단기적으로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환동해권에 면한 지자체들의 입장은 분명 다를 것이다. 이들은 경북도, 강원도 등의 도시 및 지역들과 관광을 포함한 경제문화교류를 원할 것이다. 이들이 우리나라 도시와 지역을 관광하기도 하겠지만 내심 우리 한국인들이 그곳을 대량 방문하여 관광수입을 올려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코로나팬데믹이 끝날 즈음이면 한일관계는 분명 지금과 같지는 않을 것이므로 포항-마이주르 페리노선 및 관광루트 개발이 가장 먼저 실현되고 수익성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많은 경북인들이 포항-블라디보스톡 페리와 인천-블라디보스톡 항공노선을 통해 극동 러시아에 관광가고 보따리장사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무역이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환동해권 활성화는 포항을 포함한 경북도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정책일 수밖에 없다. 우리 지자체들은 좀 더 연계된 협력하에 민관산학연 협력하에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중앙정부를 설득하며, 대기업만이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러시아, 중국, 일본 등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가이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