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자 문 한동대 교수


필자가 13년째 살고 있는 곳은 포항시 북구 장량동(長良洞)이다. 엄밀하게는 양덕동인데, 이는 법정동인 장성동과 양덕동이 합쳐져 행정동인 장량동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이 지역은 조선시대 초기에는 흥해군 동상면에 속해 있었다. 1914년 3월 1일 영일군 포항면에 편입, 1931년 포항이 읍으로 승격될 때 영일군 포항읍, 그리고 1949년 8월 15일 포항읍이 시로 승격되면서 포항시에 소속되었다, 그리고 1973년 7월 16일 법정동인 장성동과 양덕동을 합하여 행정동인 장량동이 탄생하게 되었다.

양덕동(良德洞)이라는 이름은 1914년 3월 1일 사량동(思良洞), 송곡동(松谷洞), 신덕리(新德里)의 자연부락을 합할 때 사량과 신덕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고 하나, 사량(思良)의 덕(德)을 추모한다는 의미에서 동명이 지어졌다고도 한다. 장성동(長城洞)이라는 이름은 1914년 3월 1일 침촌동(針村洞), 원촌동(原村洞), 장흥동(長興洞), 성곡동(城谷洞)의 3개 자연부락을 합할 때 장흥과 성곡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장량동은 도농복합지역이며, 신개발지역으로 대단위아파트가 많아 주민의 90%가 아파트에 거주한다. 외곽지는 대개 산간지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량골, 불미골, 돌골, 기낭골, 북시골, 대사말골, 대박골, 감태골, 무당골, 이골, 태골, 수리골, 갈발리 등 자연부락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지역 주민들이 조합을 구성하여 기남골과 갈발리 일대에 34만평의 규모의 토지구획정리사업(1990~1999)을 추진하여 원래 동네 모습은 사라졌다.

장성지역이 양덕지역에 비해 집들이 일찍 들어서고 있었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과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이 1998년 9월 10일 준공, 10년 1일 현 위치에 개청했다. 대림골든빌 688세대가 1999년 2월 준공되었고, 현대아파트는 645세대가 1999년 3월 준공되었으나, 그리고도 한동안은 주변 개발이 제대로 이루어진 것 같지 않은데, 2007~8년 지나가면서 양덕지역에 풍림아이원, 삼구트리니엔, e-편한세상, 삼성쉐르빌, 두산위브 등 대단위 아파트 단지들이 여럿 지어지게 되었다. 또한 환호동에 있던 버스종점이 양덕동 한편으로 이사 오게 되었다. 이 버스종점 지역은 원래 쓰레기 매립장이었으니 포항시에서 먼 변두리 지역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장량동의 면적은 11.25 ㎢, 인구 72,544 명(2022년 3월), 세대수는 26,761가구이다. 앞으로 침촌지구, 푸른지구 등이 개발되면 인구는 더욱 늘어나고 명실공히 포항 제1의 부도심이자 영일만항의 배후도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

장량동의 특징은 인구가 7만명이 넘는 대단위 고층아파트들로 구성된 신도시라는 것이다. 물론 고층아파트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업지역이나 3~4층 원룸아파트단지도 크게 존재하여 주변에 위치한 한동대 학생들이 이 원룸촌에 많이 거주하고 있고, 요즈음 들어선 에코프로의 직원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 신도시인 만큼 이 원룸들은 새것이며 임대료도 비싸지 않은 편이다. 또한 여기서 해변이 멀지 않고, 걸어서 천마산 수림대 및 산중호수인 천마지 등에 닿을 수 있어 생활환경이 쾌적한 편이다. 하지만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닌데, 도시개발이 대부분 민간사업으로 진행된 만큼, 도로폭, 특히 내부도로들이 좁은 편이라 저녁이면 주차공간을 찾기 힘든 경우가 많다. 또한 도시의 중심부가 어디인지 알 수 없게 격자형 도로망에 광장이 없다. 상업시설도 간선도로를 따라 발달된 것들 뿐이라서 본격적인 상업시설, 즉 백화점, 극장, 혹은 야외 몰 등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장량동에서 북측으로 10분쯤 운전해 가면 영일만항이 나온다. 영일만항은 컨테이너항으로 2008년 개장한 대구/경북의 관문항이지만 아직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북도와 포항시는 영일만항을 환동해권 중심항만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포항시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국제크루즈가 포항에 주기적으로 정박하게 되면 1회 1,000~2,000명의 관광객들이 몰려올 것이므로 그 경제파급효과가 대단할 것이다. 이때 장량동이 이들을 우선적으로 맞이할 배후도시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므로, 대규모 쇼핑몰, 테마파크, 음식점, 호텔 등이 완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포항의 인기는 떨어질 것이며 환동해권 허브도시로서의 역할이 수월치 않게 될 것이다.

장량동에서 15분 정도 운전해 가면 포항KTX역이 나오는데, 고속화도로로 잘 연결되어 있다. 아직 역세권개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안타까움이 크지만, 잘만 개발된다면 영일만항 기능과 연계, 포항원도심 및 장량동과 연계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본다. 현 정부들어 ‘영일만대교’가 건설될 것이라는 희망을 모두들 가지고 있는데, 이는 동해안고속도로의 이미 완공된 부산-울산-포항고속도로의 끝부분인 포항시 문덕지역과 현재 공사가 진행되는 동해안고속도로의 한동대-영덕구간을 영일만을 가로질러 연결하게 될 것이다. 이 다리가 임곡 부근에서 지하터널로 영일만항 중간의 인공섬에 닿게 되고, 여기서 해상대교를 거쳐 여남동에 닿게 되고, 양덕동 동측부분을 고가도로형태로 지나, 한동대 북측에 이미 공사 중인 산업도로 연결 인터체인지 부근에서 연결될 것이며, 차들은 이를 통해 계속해서 영덕방면 동해안고속도로를 운전해 가게 될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포항시 전체의 교통흐름과 이미지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보지만, 장량동과 죽천, 용한, 칠포 등 해변지역의 상업활동도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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