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일 수필가
결국 코로나와 전쟁 기간이 기어이 3년을 채우게 될 것 같다. 3년은 제1차, 제2차 세계대전만큼은 아니지만 6·25만큼의 긴 전쟁 기간이다.
코로아 이후에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작년에는 ‘포스트 코로나’라며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는 계획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 그당시 계획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장 최선의 결과는 코로나가 없던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완전히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에 대하여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그리고 코로나가 약해질 것 같자 다른 복병이 나타났다. 금리인상이다. 지난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0.5% 인상되어 3%가 되었는데 이를 빅스텝이라고 표현한다. 미국의 자이언츠 스템과 비유되는 조치다. 외환 유출과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주택담보 대출도 7~8%까지 오른다고 한다. 이 때문에 빚내서 주택을 구입한 영끌족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이런 금리 인상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돈을 풀 때 어렴풋하게 예측한 사람은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경제가 위축될 과도한게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알긴 어려웠을 것이다. 당장 눈앞의 적과 싸우느라 멀리있는 적을 볼 수 없는 현상이었다.
한국의 금리는 미국의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 경제는 미국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인상 조치를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미국의 금리인상은 코로나와 연관이 있다. 작년에 코로나 때문에 위축된 소비를 억지로 늘이기 위해 달러를 많이 찍었는데 이때 찍은 달러를 회수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전쟁이 시대를 바꾼 사례가 많다. 전쟁 이후의 세상은 이전의 예측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존 관성이 파괴되고 새로운 질서가 나타난다. 제2차 세계대전은 세계의 주도권은 영국에서 미국으로 완전히 넘어간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임진왜란이란 전쟁은 조선시대를 전기와 후기가 나누는 기준이다. 이와 같이 전쟁이 역사의 전환점이 되곤 한다. 코로나와의 전쟁도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큰 전쟁은 다른 전쟁과 이어지기도 한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자 동서의 대결이 냉전을 가져왔고 이어져 우리 민족의 비극인 625사변이 나왔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와의 전쟁이 끝나기도 전에 금리와의 전쟁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금리인상에 의한 이자 부담으로 삶의 패턴을 바꿀 수 밖에 없다.
지금 세계 경제사정이 좋지는 않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제 수급에 문제가 되고 미국달러의 강세로 영국이 금융위기에 직면하고 있고 중국 경제도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위축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의 충격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다가오고 있다.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하다면 금리인상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코로나 파고가 잠잠해지는 것처럼 금리도 파고도 언젠가는 내려갈 것이란 생각은 들지만 그렇게 된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몇 년 전의 저금리 추세와 이로 인한 부동산 광풍이 다시 올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당시의 부동산 열풍은 분명 비정상이었다. 혹시 금리가 이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다시 그 당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 같다. 최소한 부동산 거품은 이전처럼 다시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
유행도 복고풍이 있다.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에 과거의 유행을 되살리는 사람이 있다. 7080 노래를 즐겨 부르는 베이비붐 세대를 보면 복고풍의 존재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복고풍이 시대를 돌리기까지 할 수는 없다. 금리가 낮았던 과거에 했었던 생활들이 영원히 추억으로 존재할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