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기를 맞이해 찾아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상당한 세월이 흘렀음에도 많은 분들께서 마음을 모으고 함께해 주셨습니다. 말 그대로 전국 각지에서 다양하면서도 인상 깊은 추모행사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콘서트-사진전-음악회-시민문화제-추모강연-글짓기-그림대회-걷기대회-추모공간 운영 등, 손꼽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특히 이렇게나 다채로운 행사들이 자발적인 움직임을 중심으로 펼쳐졌다는 데 대해 감격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는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은 분이 오셨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며 내리는 빗속에서 정상회의록 일부를 피 토하듯 줄줄 읽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습니다.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로도 모자라 선거에 이기려고 국가 기밀문서를 뜯어서 읊어대고 국정원을 동원해 댓글 달아 종북몰이 해대다가 암말 없이 언론에 흘리고 불쑥 나타나시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를 뵙는 것 같습니다.
혹시 내년 총선에는 노무현 타령, 종북 타령 좀 안 하시려나 기대가 생기기도 하지만, 뭐가 뭐를 끊겠나 싶기도 하고 본인도 그간의 사건들에 대해 처벌받은 일도 없고 반성한 일도 없으시니 그저 헛꿈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해하지 마십쇼. 사과-반성, 그런 거 필요 없습니다. 제발 나라 생각 좀 하십시오. 국가의 최고 기밀인 정상회의록까지 선거용으로 뜯어 뿌리고 국가 권력 자원을 총동원해 소수파를 말살시키고 사회를 끊임없이 지역과 이념으로 갈라 세우면서 권력만 움켜쥐고 사익만 채우려 하면, 이 엄중한 시기에 강대국 사이에 둘러싸인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하시려고 그럽니까. 국체를 좀 소중히 여겨 주십시오. 중국 30년 만에 저렇게 올라왔습니다. 한국 30년 만에 침몰하지 말라는 법 있습니까. 힘 있고 돈 있는 집이야 갑질 하기가 더 좋을 수도 있겠지요. 나중에 힘없고 약한 백성들이 흘릴 피눈물을 어찌하시려고 국가의 기본 질서를 흔드십니까. 정치, 제발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중략. (이상은 노건호추도사 일부다.)
노건호 일갈을 온전치 못한 처사라고 나무라는 사람들-그런 정치적 계산으로 아들의 입장을 이해하자. 죽어서 소탈하고 가장 국민들과 가까이 계셨던 대통령으로 존경받는 아버지를 잃은 아들이 눈물을 머금고, 대한민국 불통-부패정권에 대고 일갈이다. 노건호 씨, 참 잘했고 당당하였는데, 하지만, 아직도 우리정치는 거기에 머물러 있는 곳, 어디서부터 물길이 갈리어 야당 분열이 끝 간 데를 모르나 지금도 파고들면 도로 노무현의 평가가 현실정치에 고스란히 젖어드는 지금 야당지지자들은 분열되어 서로를 저주하고 있다.
차라리 일찍 가지나 않았으면, 누가 득세하든 가닥이 잡혔으련마는 일찍 떠나버린 설익은 아픔은 생채기를 계속하며 나을 줄 모르고 있다. 노건호군의 아픔이야 크겠지만, 그날 꼭 그렇게 정치적인 언사를 추도에 드러냈어야 했을까? 비운에 비명횡사한 박정희의 추도에 누구를 탓하고 말고는 없었다. 모두가 옹호하는 죽음 친노의 애통함 DJ이는 말했다. 그 일이 나기 전 몇 천 명만 행동했더라도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 아니냐 행동해야 할 때 행동하지 않은 죄를 물었다. 더더욱 야당은 새겨들을 대목이다.
이제 와서 정치적 억울함이 많이 있다한들 추도사로 직격탄을 날리는 것은 조용하지 않구나 -옳다 - 그러하다고 치자. 이미 발생된 일 앞에 그 지속성을 말하랴 -수습의 추도를 말하랴, 세월정치는 문재인까지 이르러 버렸는데, 밀고 당기고 분란의 물길은 아직도 소용돌이다. 언제나 이 난감한 물길이 바로 잡힐까? 정치가 가치관 혼돈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밖에 없다.
박 대통령과 신임 총리에 거는 기대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한 교수는 박 대통령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 “(황 후보자는) 개인 의견이 있는 분이 아니고 청와대 뜻을 충실히 따르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박 대통령은 ‘책임 총리’가 아닌 ‘대독 총리’를 원했고, 황 후보자가 거기에 부합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26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난주에 내각을 이끌어 나갈 국무총리 후보자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지명했다"며 "정부는 경제활성화와 4대 부문 구조개혁과 함께 부패청산을 비롯한 정치·사회개혁이라는 이 시대에 꼭 해내야만 하는 시대적 과제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것은 국민적 요구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있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황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와 국회인준 절차를 거쳐 국민적 요구인 이 막중한 과제들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국회에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지금 국민들은 한국 사회의 강한 변화를 원하고 있다. 작년 세월호 사고 이후 해경이 해체되고 안행부는 세 부서로 쪼개져 국가안전처·행정혁신처가 신설되었다.
이와 함께 당장 눈앞에 닥친 민생법안 문제로 인해 정부에 대한 국민의 민심이 많이 흩어져 있는 이때, 국무총리의 역할은 냉엄함과 함께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의 의견을 받아들여 직언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우리는 지나친 물질만능,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구조로 달려왔다. 이를 완화하고, 순리적으로 시스템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밑바탕에서부터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
박 대통령의 인사 정책은 그동안 국민들과 야당의 많은 적지 비판을 받았다. 이 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대통령이 새 총리에게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많이 허용한다면 대독총리라는 비아냥에서 벗어난 책임총리로서의 위상을 찾아 국정운영에 큰 변화가 올 것이다. 이번 박 대통령의 총리 지명은 책임총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정부구조의 변화를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