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전반 42분 엔네시리 헤더 결승골
1-0 승리 지켜내며 준결승 진출
포르투갈 밀집수비 막혀 무득점
호날두 눈물 속에 끝난 '라스트 댄스'

복병 모로코가 아프리카 국가로는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오르며 축구 역사를 다시 썼다.
모로코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포르투갈을 1-0으로 꺾었다.
모로코는 전반 42분 터진 유세프 엔-네시리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냈다. 엔-네시리는 왼쪽에 야히아 아티야트 알라가 올린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헤더로 마무리했다.
1970년 멕시코 대회를 시작으로 통산 6번째 월드컵에 나선 모로코가 4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모로코는 프랑스-잉글랜드 승자와 15일 오전 4시 결승 진출을 다툰다.
조별리 그에서 벨기에를 잡고, 16강전에서 스페인을무너뜨린 모로코는 포르투갈까지 꺾으며 아프리카 팀 최초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다.
아프리카 국가로 모로코에 앞서 카메룬(1994년), 세네갈(2002년), 가나(2010년)가 8강에 오른적이 있지만 준결승 진출에 실패 한 바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준결승 진출을 노렸던 포르투갈은 모로코에 덜미를 잡혀 8강서 짐을 쌌다.
5연속 월드컵 무대에 도전했던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팀 패배로 눈물을 흘렸다.
포르투갈은 호날두를 두 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채 스위스와 16강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신성 곤살루 하무스(벤피카)를 선봉에 세웠다.
전반 볼 점유율에서는 포르투갈이 62%-27%(경합 11%)로 앞섰지만, 단단한 수비에 답을 내리지 못했다.
기회가 보일 때마다 포르투갈의 골문을 겨냥한 모로코는 단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42분 야히야 아티야트알라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엔 네시리가 머리로 밀어 넣으며 득점을 기록했다.
골키퍼 디오구 코스타의 실책을 놓치지 않는 한 방이었다.
포르투갈은 동점으로 전반전을 마치기 위해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전반 45분 페르난데스가 때린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오며 아쉬움을 남겼다.
0-1로 뒤처진 포르투갈은 후반 6분 후벵 네베스(울버햄프턴), 하파엘 게헤이루(도르트문트)를 빼고 호날두와 주앙 칸셀루(맨체스터 시티)를 투입하며 분위기를 바꾸려 했다.
후반 13분 하무스의 헤딩 슛은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났고, 6분 뒤 페르난드스가 페널티 아크에서 찬 오른발 슈팅은 골대를 살짝 넘겼다.
이후에도 야신 보노 골키퍼 중심의 모로코 수비는 좀처럼 뚫리지 않았다. 모로코는 무려 6명이 수비 라인을 구성, 포르투갈에 슈팅 기회를 주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으나 또 한 번 부누에게 무너졌다.
모로코는 후반 추가 시간 왈리드 셰디라가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몰린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발휘, 이번 대회 4번째 무실점을 기록하며 마침내 준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모로코는 잉글랜드와 프랑스 8강전에서 승리한 국가와 결승행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된다.

이로써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는 막을 내렸다.
호날두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마지막 월드컵일 가능성이 크다.
37세인 그는 4년 뒤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마흔이 넘기에 또 월드컵 무대를 밟을 확률이 거의 없다.
호날두는 경기장을 빠져나와 탈의실을 향하며 오열했다.
복도에서 쏟아지는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 눈가를 손으로 가리기도 했다.
이 모습은 중계 화면에 오랫동안 잡혔고, 다른 각도로 찍힌 영상들도 트위터 등에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