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적 제거 위한 조작·표적수사
역사는 반복하며 전진...당당히 싸울 것"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제1 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5분께 수원지검 성남지청 본관 앞 포토라인에서 "불의한 정권의 역주행을 이겨내고 역사는 전진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증명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되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무혐의를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그 자리에 서 있다.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소환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했다.

이어 "오늘의 검찰 소환이 유례없는 탄압인 이유는 헌정사상 최초의 야당 책임자 소환이어서가 아니다"라며 "이미 수년간 수사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없는 사건을 만드는,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 소유이고 성남시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성남 FC를 어떻게 미르재단처럼 사유화 한다고 생각하나"라고 반문하며 "성남FC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서 성남시, 시민에게 이익이 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에 착복할수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가침의 성벽을 쌓고 달콤한 기득권을 누리는 이들에게 아마도 이재명은 언제나 반란이자 불손 그 자체였을 것"이라며 "그들이 저를 욕하는 것은 상관없다. 그러나 저와 성남시 공직자들의 주권자를 위한 그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조작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오직 이재명 제거에만 혈안이 돼서 프로축구가 고사를 해도 지방자치가 망가져도 적극행정이 무너져도 상관없다는 그들의 태도에 분노한다"고도 짚었다.

아울러 "여러분께서 판단해 달라. 이재명이 성남시장으로서 성남시에 기업들을 유치해서 세수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든 일이 성남 시민구단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해서 성남시민의 세금을 아낀 일이 과연 비난받을 일이냐"며 "전국의 시민구단 직원들은 과연 관내 기업들을 상대로 광고유치를 하고 시민들 국민들의 예산을 아끼는 일을 해나가겠냐"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늘 이 순간도 그러한 한 역사의 순간이라 생각한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내란 세력들로부터 내란 음모죄라고 하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논두렁 시계 등등의 모략으로 고통을 당했다"며 "이분들이 당한 일이 '사법 리스크'였나. 그건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리스크'였고 '검찰 쿠데타'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검찰은 그동안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다가 이제 권력 정권 그 자체가 됐다"며 "정적제거를 위한 조작수사로 영장을 남발하고 수사 기소권을 남용하고 있다. 검찰 공화국의 이 횡포를 이겨내고 얼어붙은 정치의 겨울을 뚫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기소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검찰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있다. '답정 기소'다. 기소를 목표로 두고 수사를 맞춰가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충실하게 방어하고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표는 성남지청 정문 앞 도로에서 차량에서 내린 뒤 자신의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성남지청 본관 건물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성남지청 정문 인근에 이 대표 지지자와 취재진 등이 뒤엉키면서 이 대표가 100여m를 이동하는 데에만 15분가량 걸렸다.

현장에는 박홍근 원내대표 정창래 최고위원 김남국 의원 등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다수 의원이 동행했다.

성남FC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두산건설과 네이버,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현재 이 대표는 이 사건에서 제3자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검찰은 지난해 9월 30일 성남FC에 후원금 55억 원을 내고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천여 평을 상업 용지로 용도 변경하는 데 특혜를 받은 혐의로 전 두산건설 대표 A씨 등을 먼저 기소한 뒤 나머지 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왔다.

최근 네이버와 차병원도 각각 30억 원대 후원금을 내고 그 대가로 제2사옥 및 의료시설 용적률 상향 등의 편의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도 매듭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은 이 대표에게 기업들의 후원금 배경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와 이를 직접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전망이다.

검찰은 야당 대표인 이 대표를 가급적 한차례 소환조사로 마무리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날 조사는 밤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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