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세불리기 경쟁도 점화

▲새누리당 서청원(왼쪽), 김무성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러시아 과학원 수여 김영삼 전 대통령 명예박사 학위 전달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새누리당 차기 당권을 두고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서청원·김무성 의원이 보폭을 넓히며 본격적인 당심(黨心)몰이에 나섰다.

상도동(YS)계 출신으로 정치적 뿌리가 같은 서 의원과 김 의원은 12일 오전 YS계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화 동지모임에 나란히 참석했다.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이날 모임은 김영삼 전 대통령은 러시아 과학원 산하 극동문제연구원으로부터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는 행사다. 김 전 대통령은 병상에 있는 관계로 학위증은 차남 현철씨가 대신 받았다.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한 이후 서 의원과 김 의원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조우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영원한 동지는 없다"는 정치권 속설을 반영하듯, 이날 행사에서 두 사람 사이에는 내내 어색함이 감돌았다.

김 의원은 이에 앞서 국회에서 자신이 주도하는 여야 연구모임인 퓨처라이프포럼 세미나를 개최했고, 서 의원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 정치대학원 수강생을 대상으로 특강에 나섰다.

서 의원과 김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도 분주히 이어가며 출마 명분을 알리는 데 공을 들였다.

양측은 전당대회 캠프 구성 작업에도 속도를 내며 세(勢) 불리기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역 의원들의 공식적인 캠프 참여는 금지된 가운데 원외 인사들을 중심으로 속속 양 캠프로 몰려들고 있다.

캠프 참여 인사들의 성향도 친박(親朴)과 비박(非朴)을 불문하고 있어 외연 확장에 양측 모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서 의원 캠프에는 이범래 전 의원이 총괄본부장을 맡기로 했고, 김해수 전 의원이 상황실장 역할을 한다. 이 전 의원과 김 전 의원은 현역의원 시절 모두 비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김 의원 캠프 역시 현역 시절 비박으로 분류됐던 안형환 전 의원이 비서실장 겸 메시지팀장을 맡았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허숭 전 경기도 대변인도 김 의원의 캠프 대변인으로 합류했다.

이런 가운데 양측은 이날 '친박(親박근혜) 원조'를 두고도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친박 원조 논쟁과 관련한 질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 시절 저는 친박연대를 만들어 신임과 우정을 버리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가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그런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친박 주류와 결을 달리하는 김 의원을 겨냥한 듯한 답을 했다.

김 의원 역시 MBN 인터뷰에서 "제가 친박 좌장이고 원조"라면서 "계파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친박 주류를 향해 "(박근혜 대통령) 심기 보좌라는 말이 있다"면서 "잘못된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고,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과 김 의원은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교회 강연 내용에 대해선 문제점을 인정했다.

서 의원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다"고 했고, 김 의원 역시 "다소 문제 있는 발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문 후보자의 향후 거취 문제와 관련해선 두 의원 모두 "청문회에서 해명을 들어봐야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김 의원 측 전당대회 캠프는 이날 출마선언에서 밝힌 '돈봉투 없는 선거', '줄세우기 없는 선거', '돈 안드는 정치' 등을 위해 △합동연설회 폐지 또는 축소·TV 등 대담 토론회 확대 △기탁금 대폭 인하 및 선거공영제 도입 △원외 당협위원장도 전당대회 선거운동 금지 대상에 포함 △전당대회 6일전부터 여론조사 공표 금지 △후보간 공정경쟁 공개서약 체결 등 5가지를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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