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현지 내무장관 인터뷰
체포된 권 대표 진술·압수품 언급
"압수물서 흥미로운 의미 정보 발견
회사도 설립하며 느긋한 도피생활"
4월 3일까지 코로나 감염여부 확인
의료공간 격리...변호사 의사만 접견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몬테네그로에 구금된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도피 도중 세계 곳곳에서 VIP 대접을 받았던 사실을 현지 경찰에 진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또 도피 중 세르비아에서 다른 한국인과 유한회사를 설립한 사실도 드러났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필립 아지치 몬테네그로 내무장관은 이날 수도 포드고리차의 내무부 청사에서 인터뷰를 갖고"권 대표가 도피한 수개월 동안 세계 곳곳에서 호화로운 대접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지치 장관은 "권 대표와 그의 일행은 유난히 놀란 것처럼 행동했으며, 세계 다른 곳에서 'VIP 대접에 익숙했다'고 우리 관리들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또 "몬테네그로에 입국 전 이웃 나라에서 지내다 입국했으며, 몬테네그로에서는 불법체류 상태였다"고 밝혔다. 다만 어느 나라를 거쳐 몬테네그로에 입국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아울러 "몬테네그로 내무부가 권 대표 측근인 한모 씨의 체포 전에 그들의 몬테네그로 체류 가능성 정보를 입수했었다"며 "조사를 통해 위조된 벨기에 여권, 다른 이름으로 돼 있는 한국 여권 등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권 대표와 그의 측근인 테라폼랩스 임원 한모씨는 지난 23일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아지치 장관은 권 대표 일행으로부터 노트북 3대와 휴대전화 5대도 압수했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다만 아지치 장관은 압수된 기기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매우 흥미로운 의미있는 분량의 정보를 발견했다"고만 언급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또 현지 교정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권씨가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받기 위해 격리 중인 사실을 전했다. 권씨는 현재 포드고리차 북쪽에 위치한 스푸즈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교정 당국자 라데 보이보디치는 "권 대표가 일반 의료 격리 공간에 수용돼 있으며, 다음 달 3일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될 때까지 이곳에 머물면서 그의 변호사, 의사만 접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권씨의 현재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가 지난해 10월 12일 세르비아에서 유한회사 '초코도이22 베오그라드(Codokoj22 d.o.o. Beograd)'라는 이름의 법인을 설립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베오그라드는 세르비아의 수도다.
보도에 나온 등기소 문건을 보면 회사 소유자는 권 대표의 영문명(Do Hyeong Kwon)이었다. 권 대표와 함께 체포된 관계사 대표는 이 회사의 이사로 등재됐다.
지난해 9월 26일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이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해 적색수배를 내린 지 약 3주 만에 회사를 세운 것이다.
지난해 5월 암호화폐인 루나·테라 가격이 99.9% 폭락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50조 원대 피해를 줬다는 혐의를 받는 권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미국,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가 경쟁하는 상황이다.
다만 범죄인 인도와 관련해 몬테네그로 당국은 "아직까지 한국과 미국의 공식적인 요청을 받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