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역대 대통령 첫 형사기소
 50분간 "무죄" 답변 외엔 침묵으로 일관
'성추문 입막음 돈' 모두 3건…여성 2명 외 
'혼외자설' 제기 아파트 도어맨에게도 돈줘
 다음 법원 일정 8개월 후인 12월4일 열려
 실제 재판은 내년 1월 이후에나 잡힐 듯
 美언론, 헬기까지 동원해 법원 출석 생중계
 
 법원 출석 후 회견서 "엄청난 선거 개입" 주장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에 참석하고 있다.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범죄를 숨기려고 기업문서를 조작한 것과 관련된 34건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연합뉴스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에 참석하고 있다.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범죄를 숨기려고 기업문서를 조작한 것과 관련된 34건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연합뉴스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미국 전직 대통령 중 최초로 형사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과 기소인부 절차에서 검찰이 적용한 34건의 혐의를 전면 부정했다.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서 확인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는 34건으로, 모두 기업 문서 조작과 관련됐다.

공소장에는 전직 포르노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 외에도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과의 성관계 입막음용 돈 지급과 관련해 기업 문서를 조작한 혐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측이 ‘트럼프에게 혼외자녀가 있다’고 주장하는 맨해튼 트럼프타워의 도어맨으로 일했던 남성에게도 3만달러(4000만원)를 지급했다는 새로운 혐의가 공소장에 적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검찰 기소에 대해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한 것 이외에는 50여분간 거의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소인부절차를 진행한 후안 머천 판사는 이날 심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중을 선동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기소를 앞두고 지지층을 향해 “시위하라” “죽음과 파괴를 가져올 것” “이것은 정치적 기소이자 마녀사냥”이라고 해왔으며, 검찰이 법원에 트럼프의 이러한 공공기관 위협과 법관·재판지 기피신청 행위 등을 멈추도록 엄중 경고할 것을 요청했다.

머천 판사는 오는 12월4일 법원에서 첫 공판을 열어 다시 검찰과 변호팀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실제 재판은 내년 이후로 잡힐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통상의 형사기소 용의자와는 달리 수갑을 차지 않았으며, 검찰 체포 후에도 수갑을 차지 않았으며, 머그샷(범죄자 촬영 사진)도 촬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약 1시간여의 기소인부 절차를 마치고 오후 법원에서 나와 뉴욕 라과디오 공항으로 이동, 전용기를 타고 자택인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리조트로 돌아갔다. 

CNN 등 주요 방송은 이날 오후 1시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인부절차를 밟기 위해 숙소인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를 나선 뒤 차량에 올라 맨해튼 법원으로 향하자 헬기까지 동원해 차량을 쫓아가며 초유의 전직 대통령의 형사 법원 출석 장면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전달하고자 했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에 출석한 뒤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 복귀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회견에서 자신의 피소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여태 본 적이 없는 규모의 엄청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에 출석한 뒤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 복귀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회견에서 자신의 피소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여태 본 적이 없는 규모의 엄청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기소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여태 본 적이 없는 규모의 엄청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내가 저지른 유일한 범죄는 우리나라를 파괴하고자 하는 이들로부터 용감하게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자신을 기소한 것이 오는 2024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자신의 출마와 당선을 막기 위한 '정치적 수사'라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자신을 기소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검검사장을 비밀로 유지해야 하는 대배심 내용을 유출한 "범죄자"라고 주장했고,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를 "트럼프 혐오 판사"로 지칭하는 등 사법 당국에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그들(민주당)은 투표로 우리를 이길 수 없으니 법을 이용하려고 한다"며 "그게 우리가 사는 나라의 모습이다. 미국은 지금 엉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쇠락하고 있고 이제 극단적인 좌익 미치광이들이 사법 당국을 이용해 우리 선거에 개입하려고 하는데 이를 허용해서는 안된다"며 자신의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발언으로 연설을 끝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34개 혐의가 모두 유죄가 되면 최장 136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는 34개의 혐의마다 최장 4년의 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공소장에 나열된 34건의 중범죄 혐의에는 모두 동일한 뉴욕주 법령이 적용됐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도 인기 변호사 리사 블룸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초범이고 2024년 미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상황이란 점을 고려할 때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실형이 선고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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