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다음 주 본회의서 '국정조사특위' 구성할 듯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노태악 대법관)가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당초 거부 입장에서 수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선관위는 국민여론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데다 국민의힘과 감사원의 압박이 거세게 일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당과 시민사회는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과 선관위원 전원에 대해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선관위는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채용 문제에 한해 감사원 직무감찰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오는 9일 사무차장 후보 검증과 외부인 사무총장 후보 추천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에서 '감사원 직무감찰' 수용 여부를 다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감사원은 간부 자녀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감사에 응하지 않는 선관위를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전날 감사원은 언론 공지를 통해 "선관위 채용비리 등 부패행위에 관해 1·2차 자료요구를 했고, 관련한 감사 거부에는 수사요청서 작성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전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열고 "하루라도 빨리 썩은 부분을 찾아 도려내야 한다"며 노태악 선관위원장과 선관위원 전원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석고대죄하고 기초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노 위원장 등 선관위원 전원 즉각 사퇴 △감사원 감사 즉각 수용 △뼈를 깎는 심정의 조직 개혁이란 내용이 담겼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내부에서 어느 한 사람도 자정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한몸처럼 쇄신을 막는 선관위원도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또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오는 8일 오후 경기 과천 선관위 청사에 항의 방문하는 일정을 추진 중에 있다. 장 최고위원은 당 중앙청년위원회,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 보수 유튜브 '따따부따' 진행자인 배승희 변호사 등 20명 안팎 규모로 청사를 찾아 선관위를 규탄하고, 선관위원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선관위 국정조사 범위와 기간 등을 놓고도 민주당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북한 해킹 공격 관련 국가정보원 보안점검 거부 등 선관위를 둘러싼 논란을 전반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특혜채용 의혹에 한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1일과 5일 세 차례에 걸쳐 회동하는 등 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안이 의결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전날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가 다음주 월화수(12,13,14일)에 예정돼 있지 않느냐. 그전에는 어떻게든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송 원내수석은 '이 원내수석이 다음주까지 협의가 될 것이라고 했다'라는 질문에 "그때까지 합의할 수도 있고, 그러니까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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