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인사청문회 충돌 불가피 전망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29일 국회 소통관 현안 브리핑에서 "김승유 전 (하나고) 이사장이 '시험을 보고 전학 가게 해달라'는 이동관 후보자의 구체적인 부탁이 있어 이를 하나고 교장에게 전달했다고 인정했다"며 "이 후보자가 학폭 자녀를 위해 학교에 구체적으로 외압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떻게 이렇게까지 저질스럽고 비열할 수 있느냐"며 "이동관 후보자가 보여준 행태가 바로 '갑질 학부모'의 전형이자, 교사를 죽음으로까지 몰고갈 수 있는 '악성 민원'의 전형"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동관 후보자가 갑질·외압·후안무치로 오랜 기간 훈련이 돼있는 점이 윤석열 대통령이 방송 장악의 적임자로 낙점한 이유냐"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서초구 교수의 죽음에 일말의 감정이라도 느낀다면 '갑질 악성민원 학부모' 이동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대국민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발목잡기 본능'이 또다시 시작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 후보자를 지명하자마자 대통령실 앞까지 몰려가 '폭력적 지배'라는 무시무시한 조어를 만들어 임명을 철회하라고 거칠게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이유가 온갖 억측을 전제로 나온 '방송 장악을 위한 임명'이라고 하나 그 주장 자체가 자기모순"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하며 종편 평가점수까지 조작했던 한상혁 전 위원장이야말로 최악의 방송 장악 장본인 아니었느냐. 불과 1년 전까지 여당으로서 방송 장악을 몸소 실천했던 민주당이니 무엇이든 방송 장악으로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문제가 있다면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검증하면 된다. 인사청문회 이후에도 사퇴 요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하면 청문회는 왜 하느냐"며 "시작도 하기 전에 답을 정해놓고 발목잡기에만 올인하는 민주당은 이대로 나라를 멈추고 싶은 것이냐"고 지적했다.
전날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발표 후 논평에서 "오랜 기간 언론계에 종사하고 대통령실 대변인과 홍보수석 등을 지내며 누구보다 언론과 방송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또 경험을 쌓아왔다"라며 "온전한 국민의 방송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권에서 편향과 불공정으로 일관하며 국민의 외면을 자초했던 방송을 정상화하고 온전히 국민의 품으로 돌려줄 인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방송 장악 의도가 명확한 이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그야말로 국민을 무시하는, 우습게 아는 처사다. 있어서는 안 될 폭력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동관이라는 인물은 MB 때 방송 탄압의 상징이다.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반대하는 데도 굳이 임명을 강행하는 건 국민을 나라의 주인이 아니라 지배 대상으로 여기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향후 민주당은 이동관 후보 임명을 두고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 수석 역임 당시 언론 장악 시도와 아들 학교폭력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후보자는 아들 학폭 논란에 대해 지난달 낸 입장문을 통해 "당사자들이 화해하고 처벌을 불원한 케이스"라며 "징계 과정을 늦출 수도 있었지만 전직 고위공직자 신분을 생각해 선도위 결정을 조건 없이 수용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