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에 책임 물어야"…수사·국조 촉구

포털 ‘클릭 응원’논란 일파만파

국힘 "선거때도 악용 가능성 높아
수사·국정조사로 발본색원 엄단"
韓총리 "가짜뉴스는 사회적 재앙"
여론 조작 방지 범부처 TF 지시
해외 2개 IP서 2000만건 광클릭
카카오, 업무방해 수사 의뢰키로

국민의힘은 4일 포털 '다음'의 응원 페이지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총선 6개월을 앞두고 드루킹 시즌2로 번질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규정하며 반국가세력 개입설을 제기했다.

지난 1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과 중국의 8강전 당시 다음 응원 페이지에서는 중국팀을 클릭 응원한 비율이 전체의 91%에 달해 논란이 일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정 반국가세력들이 국내 포털을 기점 삼아 광범위한 여론조작을 하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이런 조작행위가 드러났다는 것은 절대 가벼이 볼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가 선거에서 여론조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개연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축구 응원 상황을 본다면 댓글도 충분히 (조작) 될 수 있고, 선거 때 (외부 세력이) 침투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법과 제도,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친민주당, 친북, 친중 세력이 자기 이해관계에 맞춰서 여론조작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8강전 응원에 IP 기준 5592명이 참여했지만, 클릭 응원 건수는 3130만8549건에 달했다. 이중 한국 응원은 약 6.8%로 211만3190건, 중국 응원은 약 93.2%로 2919만5359건으로 분석됐다.

비정상적으로 확인된 IP 주소 국가는 네덜란드가 가장 많았고 일본, 한국이 뒤를 이었다.

반면, 로그인을 기반으로 운영된 댓글 응원의 경우 총 3천243개 댓글 중 한국 응원이 2991개(92.2%), 중국 응원이 252개(7.8%)로 클릭 응원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김기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좌파 성향이 강한 포털사이트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여론조작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론조작 세력은 반드시 발본색원해 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적 의구심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검경 수사는 물론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부처의 제재, 국정조사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수석대변인은 "그와 별개로 드루킹 놀이터로 전락한 다음·카카오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국내 최대 규모의 메신저·포털을 운영하며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관리·감독 책임을 방기한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네이버는 로그인해야만 응원 클릭을 할 수가 있는데 다음은 없기 때문에 여론이 이상하게 갈 수 있다"며 "여론 조작이기 때문에 업무방해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한 총리는 이날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긴급 현안 보고를 받은 뒤 "가짜 뉴스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사회적 재앙"이라면서 "과거 드루킹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통위를 중심으로 범부처 TF를 신속하게 꾸려서 가짜 뉴스 방지 의무를 포함한 입법 대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카카오는 한중 축구 경기 당시 다음 스포츠 '클릭 응원'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된 해외 IP 2개가 전체 해외 IP 클릭(1993만 건)의 99.8%인 1989만 건을 차지했다고 이날 밝혔다.

2개 IP의 클릭 비중은 네덜란드 79.4%(1539만 건), 일본 20.6%(449만 건)이었다.

카카오는 관련 의혹을 업무방해 행위로 간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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