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5일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전월에 이어 오르면서 전망 경로를 다소 웃도는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그러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부터 둔화 흐름을 보여 연말에는 3% 내외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현재로선 물가 상승세의 둔화가 예상된다는 것인데 낙관하긴 일러 보인다. 이달 들어 국내 우윳값이 일제히 올랐고 주류 제품은 인상이 예고됐다. 이는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국내 생산비 부담이 커지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식음료 제품들의 가격 인상 '도미노 양상'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나온다. 고유가 양상이 지속하는 가운데 고환율도 물가 불안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등장해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1,363.5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 동향은 변동성이 여전하다. 미래 시장에 대한 예측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번 물가 상승세와 관련한 대책을 일부 제시했다. 이달 말 관계부처 합동으로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해 배추·무 등의 할인 판매를 지원하는 방안 등이다. 생산 부족으로 가격이 오른 사과는 계약 재배 물량 1.5만t(톤)을 출하해 가격 안정을 유도하고 석유류는 국제 유가 대비 과도한 인상이 없도록 현장 점검을 강화하는 대책도 내놨다. 서민 부담 완화를 위한 동절기 난방 대책도 이달 중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정부 대책이 일시적 물가 안정을 위한 임시방편에 그쳐선 안 될 일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등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실물 시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실효적인 정책 수단을 지속해 강구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강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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