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신당 창당을 예고한 이낙연 전 대표와 30일 오전 전격 회동했지만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다. 

이재명 대표는 이 전 대표에게 "당을 나가시는 것은 길이 아니다"라 취지로 많이 언급했고, 회의를 마친 이 전 대표도 "변화 의지 확인 못해 안타깝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전격 회동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이견만 확인한채 헤어졌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했지만 이 대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55분간 비공개 차담을 가진 두 사람은 굳은 얼굴로 기다리던 취재진 앞에 섰다. 

먼저 카메라 앞에선 이 대표는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에 국민들, 우리 당원들 눈높이에 맞춰서 단합을 유지하고 이번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 된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당에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될 수 있고 실제로 기대치에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당을 나가시는 것이 그 길은 아닐 것이다는 간곡한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가능한 길을 찾아서 단합을 이뤄내고 그 힘으로 우리 국민들의 이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내야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며 이 전 대표를 향해 "총리님, 다시 한번 깊이 재고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한 뒤 먼저 식당을 나섰다.

이어 취재진 앞에 선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형편없는 폭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그 변화의 의지를 이재명 대표로부터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확인할 수 없었다"며 "며 "그동안 당 안팎에서 충정 어린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응답을 기다렸으나 어떠한 응답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탈당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좀더 가치있는 일을 위해서 제 갈 길을 가겠다"고 답해 사실상 탈당과 신당 창당을 시사했다.

통합 비대위 전환 여부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네, 그걸 (이 대표가) 거부했다"고 했다.

이후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현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대표는 '엄중한 시기에 당 안에서 가능한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낙연 전 대표가 강조한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는 것은 당을 나가는 것이 아니라 당 안에서 지켜나가야 한다. 대표직 사퇴나 비대위 요구를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이 대표와 이 전 총리는 다시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이 전 대표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인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특히 이 전 대표가 올 연말까지 '이재명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내년 초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라 이날 회동이 양측의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할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됐었다.

이 대표는 함박눈이 내리는 가운데 예정된 시간보다 5분 먼저 식당 앞에 도착했다.

기자들이 어떤 대화를 나눌 것인지를 묻자 "작전을 짜고 얘기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통합 메시지를 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는 "정치에서 제일 중요한 건 국민의 눈높이라고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가 도착하자 차량 옆으로 다가가 이 전 대표를 맞이했고, 함께 식당 안으로 향했다.

식당에 입장한 두 사람은 커피를 앞에 두고 마주 앉아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