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나서는 한국 축구 대표 팀의 경기가 카타르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를 치르고 있다. 아시안컵에서는 각 조 1, 2위와 3위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에 오르며 한국은 현재 16강행이 확정되어 조별 예선을 통과한 상태이다. 이번 경기의 최대 이변이라고 하며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은 한국 팀의 요르단 졸전과 일본 팀의 이라크 전 패배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과 일본은 탈 아시아 급으로 이미 월드컵에서도 유럽의 강호들을 쓰러뜨리고 유럽의 명문클럽에서도 한국과 일본 양국의 선수들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서 이라크가 일본을 꺾으면서 아시안컵은 대혼란에 빠졌다.

일찌감치 동아시아의 중국 팀은 예선을 조기 탈락하여 귀국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중동 팀의 거센 모래바람과 돌풍을 보면서 아시아도 축구의 질적 향상이 크게 된 것을 확인하게 된 경기였다. 지난번에 한국은 요르단에 발목을 잡히면서 예선통과와 16강 진출의 경우의 수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주변국에서 한국이 일본과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요르단에게 졌다는 조롱과 비아냥거림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지난 경기 비교적 약체로 인정되는 요르단과의 처참한 경기결과 때문일 것이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이며 64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황금세대가 그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이자 강호 토트넘의 실질적 핵심멤버이자 월드클래스인 손흥민을 위시하여 울브햄턴의 주 공격수인 황희찬, 독일 뮌헨의 세계최고 수비수인 김민재, 그리고 강력한 차세대 한국축구의 기둥, 프랑스 리그앙의 이강인까지 황금멤버가 한국 팀의 주축이다. 이러한 초호화 멤버를 가지고도 아시안컵 예산통과를 걱정해야 하는 한국의 현재 모습을 보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이는 특히 일부선수에 의존하는 감독과 전술부재와 일부 선수들의 처참하기까지 한 경기력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금 한국 팀의 전력으로 봐서는 타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대진표가 어떻게 되느냐'를 문제 삼을 입장이 아니다.

개최국인 카타르나 중동의 전통 강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호주 그리고 일본 한국 입장에서는 언급된 팀 모두가 부담스러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이들 역시 한국을 두려워하고 일찍 만나는 대진을 피하려 할 것이다. 한국은 지난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졸전이라는 혹평을 받을 만큼 느슨한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경기력만큼 더 크게 다가온 것은 선수들의 '경고 관리'다. 핵심 선수 7명이 경고를 받았으며 앞으로의 남은 경기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선수들의 안일하고 느슨한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전체 팀의 사기와 수준을 떨어뜨린다. 향 후 한국 대표 팀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그 어떤 팀도 피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국민은 대표 팀의 승리 못지않게 불굴의 투지를 칭찬해 왔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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