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이 안동·예천선거구에서 분리돼 군위가 빠진 의성·청송·영덕에 통합하는 안이 국회에 제출된 사실이 알려진 후 예천 출신 출마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예천 출신인 황정근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3일 윤리위원장직을 사퇴하고 이 선거구 총선 출마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황정근 국민의힘 윤리위원장. 연합뉴스
황정근 국민의힘 윤리위원장. 연합뉴스

경북은 소지역주의가 강해 후보 출신지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예천이 의성영덕청송과 선거구가 통합되면 이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예천 출신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어서다.

황 위원장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당 윤리위원장 사직서와 함께 공천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황 위원장은 공천 신청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과연 정치의 영역에서 봉사할 기회를 얻게 될지 나도 궁금하다. 나는 60세가 넘어 신인가점도 없다"면서 "나는 현역 국회의원님을 비롯한 쟁쟁한 경쟁자들과 공정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당원이면 맡을 수 없는 당직이라서 중앙윤리위원장직도 사퇴했다. 앞으로 내 앞에 어떤 영화가 상영될지 기다려진다"며 "만사구비 지흠동풍(萬事具備 只欠東風)이라 했다. 만사는 준비되었으나 동풍이 빠졌을 뿐이라는 뜻이다. 열세의 촉·오 연합군이 위나라 대군을 물리친 적벽대전에서 화공을 성공시킨 것은 결국 동남풍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갈량이 칠성단에서 기도하여 동남풍을 일으킨 것이다. 나도 그동안 평생을 준비한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다 보면 동남풍이 불어주리라 믿는다"며 "선거는 역시 바람이다. 그동안 내가 칼럼이나 글로 썼던 '으뜸국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나의 주장과 나의 생각'을 이제 법과 제도로 구현할 기회를 얻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황 위원장의 총선 도전은 이번이 처음으로 도전장을 낸 지역은 경북 안동예천 지역구로 같은 당 김형동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선거구다. 

해당 지역구는 최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안동·예천 선거구를 분리한 뒤 안동을 단일선거구로. 분리되는 예천은 경북 의성·청송·영덕과 묶는 안을 여야 합의로 제안한 상황이어서 선거구가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예천 출신인 황 위원장은 판사 출신으로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장판사, 황정근법률사무소 변호사,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법무법인 소백 대표변호사 등을 지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에선 대통령탄핵사건 국회소추위원 대리인단 총괄팀장을 맡기도 했으며 2022년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 전환에 반발하면서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선 국민의힘 측 소송대리인이기도 했다.

지난해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윤리위원장으로 임명됐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뒤에도 유임됐다.

황 위원장은 이날 공천 신청서를 제출한 뒤 윤리위를 담당하는 당무감사실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에 국민의힘 윤리위는 후임 위원장 인선 때까지 당분간 부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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