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출신 황병우 대구은행장 유리 평가 속
'재도전'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도 유력 후보
김경룡 전 DGB금융 회장 직무대행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 등도 물망에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용퇴로 DGB금융을 이끌 차기 회장 선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조만간 2차 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은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 포함된 10여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지난 8일까지 총 세 차례에 걸친 면접을 마무리했다.
1차 후보군에 포함된 후보들은 서울과 대구 등에서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회추위의 면접과 함께, 1박2일에 걸쳐 진행된 외부평가기관 및 외부평가위원 면접까지 2주간 강도 높은 검증 작업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DGB금융은 이번 검증 작업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숏리스트 선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숏리스트에는 3명 안팎의 후보가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DGB금융그룹 핵심인재 육성(HIPO) 프로그램에 따라 행장에 오른 내부 출신 황병우 현 대구은행장과 시중은행 경영 경험이 있는 외부 출신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를 유력 후보로 보고 최종 2파전 양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9일 확정된 롱리스트는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황 행장을 비롯해 DGB금융 내부 인사 5명, 외부 인사 4명으로 9명 가량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외부 인사 대부분은 5대 시중은행 출신으로 주요 은행의 행장과 계열사 대표까지 지낸 인사도 포함됐다.
DGB금융지주를 이끌 주요 유력 후보 가운데 한 명인 황 행장은 경북 상주 출생으로 대구 성광고와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대구 토박이다. 1998년 대구은행에 입행해 DGB금융과 대구은행에서 27년 가까이 근무했다.
대구은행 DGB경영컨설팅센터장, 기업경영컨설팅센터장, 본리동지점장 등을 역임한 뒤 2018년 김태오 DGB금융 회장 취임 이후 그룹 비서실장으로 이동해 그룹의 여러 요직을 거친 후 지난해 초 대구은행장에 선임됐다.
황 행장은 DGB금융의 최고경영자(CEO) 육성 프로그램에 따라 행장으로 선임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을 갖추고 있는 데다, DGB금융의 숙원사업인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업무를 직접 이끌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1분기 내 완료될 예정인 만큼 업무 연속성을 고려할 때 황 행장이 DGB금융 회장으로 이동하거나 은행장 겸직을 하면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그 이후의 그룹 과제를 수행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 행장은 경북 성주 출생으로 대구 달성고와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 했다.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본부장과 농협은행장 등 지주·은행을 두루 거친 금융 전문가다.
2017년 12월 행장에서 물러났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당시 부실채권을 털어내고, 농협은행 성장여건을 정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부 출신 후보지만, 2004년 농협은행 구미중앙지점장을 거치는 등 대구권 영업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농협금융 재직 당시엔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직접 주도한 경험도 있어 최근 금융지주들의 관심사인 포트폴리오 경쟁력 확대 등에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행장은 2018년 DGB금융 회장 선임 당시 숏리스트에 올라 김태오 회장과 막판까지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황 행장과 이 전 행장의 2파전이 예상되고 있지만 이밖에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 김경룡 전 DGB금융 회장 직무대행 등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숏리스트 후보군이 확정되면 후보들을 대상으로 그룹 최고경영자로서 종합적인 경영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사업계획 및 비전 발표'와 'CEO급 외부 전문가 1대 1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후보자를 확정하게 된다.
최용호 회추위 위원장은 "국내 최초로 핵심인재 육성(HIPO) 프로그램을 도입해 DGB대구은행장을 성공적으로 선임한 경험이 회장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금번 프로그램 또한 국내 최초로 시행되는 만큼 공정성·투명성·독립성을 기반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경영승계 모범 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