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한국이 먼저 인도 요청한 점 고려했어야"
현직 "전직 법무장관과 권씨 '물밑 거래' 의혹"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하고 권씨에 대한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각한 가운데 이를 두고 몬테네그로 전현직 법무장관이 충돌했다.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와 포베다에 따르면 마르코 코바치 전 법무부 장관은 "법원의 결정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는 없다"면서도 "한국이 권도형 인도 요청을 먼저 제출했다는 점을 지적한다"고 말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 제공. 연합뉴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 제공. 연합뉴스

이에 대해 안드레이 밀로비치 현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코바치 전 장관이 권도형에게  '편지를 쓰면 미국은 물론 한국으로도 가지 않을 수 있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 그의 초조함을 이해한다"며 지난해 6월 몬테네그로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권씨의 자필 편지 파문을 들춰 권씨와 코바치 전 장관의 '물밑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밀로비치 장관은 지난해 11월 권씨 사건과 관련,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언급하면서 권씨의 미국 인도를 시사하기도 했다.

권씨 측은 한국보다 중형이 예상되는 미국 인도가 결정되자 항소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항소법원의 결정에 따라 권씨를 인도할 국가가 바뀔 가능성이 남은 상황에서 코바치 전 장관의 발언은 항소법원 재판부에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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