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규 사회2부 부국장(상주 담당)

격탁양청(激濁揚淸)은 ‘탁한 흐름을 부딪쳐 흘려보내고 맑은 흐름을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악을 제거하고 선을 권장하는 비유로도 쓴다. 능력 있고 깨끗한 인물을 등용해 새 시대의 기운을 일으키려 할 때 종종 인용된다. 중국 <구당서> ‘왕규전’에 나오는 글이다.

조선시대 유교의 핵심주제는 윗물이 혼탁하면 아랫물이 맑지 못하다는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의 사상이다. 정의사회는 상류층을 대상으로 불의를 씻어내고 모범을 보이게 하면 하류층은 저절로 맑아져 질서가 유지되는 ‘격탁양청’(激濁揚淸)의 방법인 것이다.

청룡의 해 2024년 갑진년도 어느덧 3월이 우리들의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 모두는 과거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현실에 더욱 충실한 생각과 행동으로 갑진년을 열어가야 하겠다.

온 세계가 테러와 전쟁으로 들끓고 있는 이때에도 선거라는 또 다른 정치적 폭풍이 예견되고 있다. 올 4월에 치러질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와 4년마다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11월 첫 번째 화요일에 지정돼 있다.

4·10 총선을 40여 일 남겨둔 가운데 여야 인사들이 전직 대통령 등 각 진영의 주요 인사를 소재로 삼은 영화를 공개 관람하거나 후기를 남기는 등 유권자들의 표심 공략에 힘을 쏟고 있는가 하면 말은 민주주의를 부르짖고 행동은 권위주의적이고 어제의 말과 오늘의 말이 틀리는 철저한 이중인격자들이 후보자를 자처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아직도 개인 중심의 정치로 인한 갈등 구조는 계속되고 있다.

지역주의에 사로잡혀 지역감정을 볼모로 하는 정치는 이제 청산되어야 한다. 나라가 망한다는 것은 적의 외침 보다는 내부적인 부패에 보다 큰 원인이 있었다는 것을 역사가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오기 마련이다. 역사의 새벽길에서 우리는 아침의 희망을 보아야 한다.

따라서 출마예상자들이 정식 입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해 유권자들의 앞에 나타날 때 이들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는 유권자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에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대기업의 광고 문구처럼 도민, 시민을 위한 정치의 완성을 위해 ‘격탁양청’(激濁揚淸)할 인물에 대한 선택은 오직 유권자들의 몫으로 남은 것이다.

이에 오는 4.10 국회의원 선거는 무엇보다 우리 상주시를 비롯해 전 국민이 현명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하지만 후보 검증이 쉽지 않다. 선거에 관심이 멀어지거나 후보의 신상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귀중한 한 표를 던질 우려가 있다. 정책과 공약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상대방 흠집 내기와 엄청난 중상모략 따위의 얄팍한 선거 전략으로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에게 돌아온다.

따라서 유권자들을 현혹 시키는 화려한 선거공약을 내세우며 실현 불가능한 지역현안 문제를 거론하는 인물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에 의한 판단을 해야 하겠다. 주권은 시민의 기본적인 권리이자 의무임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소중한 유권자들의 표가 모여 정치를 개혁시킨다.

또한 그것이 지역을 발전시키는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이제 투표일이 다가오고 있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면면히 살펴 혈연과 인맥을 떠나 진정 실천 가능한 공약을 내놓은 후보, 상주시는 물론이고 국가의 미래를 이끌 후보, ‘탁한 흐름을 부딪쳐 흘려보내고 맑은 흐름을 받아들이는 ‘격탁양청’(激濁揚淸) 할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기를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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