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공천혁신 중심에 섰던 TK
이번에는 현역 절반 이상 본선 진출
참신한 정치 신인 설자리 더 좁아져
"변화·혁신·감동 없는 공천" 비판 고조

3일 국민의힘 공천을 분석한 결과, 지역구 공천의 약 80%를 마무리한 가운데 영남 지역구 현역의원 56명 가운데 33명(58.9%)이 단수·우선 추천, 경선 승리를 통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1명은 공천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거나 경선이 예정돼 있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지역 결과 발표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지역 결과 발표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아성인 대구·경북(TK)에선 현역의원 25명 중 현재까지 13명(52.0%)이 본선 진출을 확정지으면서 최종 생존율이 50%를 넘어섰다. 이대로 가면 역대 총선 사상 가장 높은 현역 생환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TK는 역대 총선에서 보통 절반 이상 현역이 교체됐던 곳이다. 이번 총선은 이전 상황과 전혀 다르다.

TK 현역 생환율은 2020년 21대 총선 45.5%, 2016년 20대 총선 41.7%, 2012년 19대 총선 41.7%였다.

앞으로 남아있는 공천 심사에서 TK 의원 모두 탈락하더라도 지난 21대 총선에서의 TK 현역 생존율인 40%보다 높은 수치다.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경우  현역 의원 31명 중 20명(64.5%)이 22대 다시 공천됐다.

부울경 의원 중 경선 탈락 또는 컷오프(공천 배제)되거나 불출마한 의원은 6명에 불과하다.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특허품으로 내세운 시스템 공천이 현역들에게는 하이패스, 정치 신인들에게는 더블 허들로 작용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중진 불패, 초선 횡사' 현상도 눈에 띈다.

경선에서 패배한 지역구 현역 의원은 현재까지 6명으로, 이들 전부가 영남 초선이다.

대구에서 임병헌(중·남구)이, 경북에서 김병욱(포항남·울릉) 의원이, 부산에서
이주환(연제), 전봉민(수영), 김용판(달서병), 김희곤(동래)의원이 경선에서 쓴잔을 마셨다.

반면 3선 이상 영남 중진 16명 중 11명은 공천이 확정됐다. 

경선에서 패한 영남 중진은 아직 한 명도 나오지 않고있다. 

다선 페널티(동일 지역구 3선 이상으로 15% 감점)를 받고도 TK 3선 이상 중진 의원들도 모두 살아남았다. 원내대표를 지낸 주호영(5선·대구 수성갑) 의원, 현재 원내대표인 윤재옥(3선·대구 달서을) 의원, 그리고 3선의 김상훈(3선·대구 서) 의원이 모두 생환했다. 

5선 김영선 의원만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선 의원은 처음엔 경남 창원의창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김해갑으로 옮기겠다고 선언했으나,최종적으로 두 지역구의 경선 대상자 명단에서 빠졌다.

지난해 12월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과 서울 중·성동을에 공천을 신청한 하태경 의원을 빼면 영남 중진 2명이 공천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다.

4년간 당원을 관리하고 인지도를 쌓은 중진들에게 감산 페널티가 경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전통적으로 쇄신 공천을 보여줬던 영남권에서 현역·중진 초강세 현상이 뚜렷해지고 참신한 정치 신인들의 설자리가 좁아지면서, 잡음은 별로 없지만 변화와 혁신, 감동이 없는 공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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