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을 가기로 한 날 갑자기 집에서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성빈센트병원에서 원인애(36)씨가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하며 5명의 생명을 살렸다.

기증원에 따르면 원씨는 10년 전 뇌 속 내경동맥의 끝부분이 막히는 만성 진행성 뇌혈관 질환 '모야모야병'으로 수술을 받았다. 이후 회복해 지내오다 지난달 16일 집안일을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원씨가 쓰러진 날은 공교롭게도 아이들과 가족 여행을 떠나기로 한 날이었다. 

하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계획했던 여행이 취소 되면서 원씨는 집안일을 하고,그 사이 원씨의 남편은 자녀들을 데리고 키즈카페에 갔다. 이후 집으로 돌아온 남편이 집에 쓰러져 있던 원씨를 발견했다.

원씨의 가족은 의료진에게 회생 가능성이 적다는 이야기를 듣고, 누워서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장기 기증을 동의했다.

경북 구미에서 2남매 중 첫째로 태어난 원씨는 내향적이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다. 

평소 요가와 필라테스를 하며 건강을 챙겼고, 드라이브와 꽃구경을 즐겼다.

원씨 남편 조성현씨는 떠난 아내를 떠올리며 "함께 해줘서 고맙고, 우리 아들 윤재, 윤호 너무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었으면 좋겠어. 내가 우리 애들 남부럽지 않게 잘 키울게"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매일 생각하며 살 순 없겠지만, 항상 마음속에 자기 아름 새기면서 살아갈 테니 하늘에서 잘 지켜봐 줬으면 좋겠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