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참패는 한동훈 때문…우리 당에 얼씬 말아야"
신평 "한동훈 과도한 자기 환상이 총선 패배 불렀다
한동훈 ""잘못 바로 잡으려는 노력은 배신 아닌 용기"
김영우 "누가 한동훈에게 돌을 던지랴…비열한 흐름"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정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한동훈 때리기에 나서는가 하면, 최근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도 한동훈 책임론에 가세했다.

이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면서 처음 반박에 나섰다. 이는 4·10총선 패배 다음날 사퇴한 이후 9일 만에 낸 첫 공개 입장이다.
3선국회의원으로서 이번에 동대문갑에서 패배한 김영우 전 의원은 ‘한동훈 동정론’을 띄우며 엄호에 나섰다.
최근 한동훈 책임론 논란이 여권의 유례 드문 참패에 따른 당연한 자중지란 같아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선거 초기에 김경률 사태 때 처음 불거진 윤한 갈등이 2라운드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차기 당권에 이어 대권으로 이어지는 여권 내부의 권력 다툼이 한동훈 책임론과 맞물려 요동을 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2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뜨거웠던 4월, 5960㎞ 방방곡곡 유세장에서 뵌 여러분의 절실한 표정들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가 함께 나눈 그 절실함으로도 이기지 못한 것, 여러분께 제가 빚을 졌다. 미안하다"고 총선 패배 결과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이어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며 "사심없고 신중하기만 하다면요. 누가 저에 대해 그렇게 해 준다면, 잠깐은 유쾌하지 않더라도, 결국 고맙게 생각할 것이다. 그게 우리 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총선 참패 이후 연일 한 전 위원장 책임론을 제기하며 비판을 계속해 오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20일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를 했고, 한동훈은 총선을 대권 놀이 전초전으로 한 사람이다.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 검사였고 윤통도 배신한 사람"이라며 "더 이상 우리 당에 얼씬거리면 안 된다. 더 이상 그런 질문은 사양한다"고 답했다.
홍 시장은 또한 한 전 위원장을 감싸는 지지자들을 향해 "그렇게 모질게 당하고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정신 나간 배알 없는 짓으로 보수우파가 망한 것"이라며 "안철수 의원이야 공천을 줬으니 입에 발린 소리를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동훈을 애초부터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았고 그의 등장은 일과성 헤프닝으로 봤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기적은 두 번 다시 없다"고 잘라 만했다.
이에 대해 3선의 김영우 전국민의힘 의원은 "누가 한동훈(사진)에게 돌을 던지랴. 이건 아니다. 정말 아니다"라고 엄호했다.
김 전 의원은 21일 SNS에 "22대 총선 결과는 아프다. 보수 세가 강한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서울 동대문갑으로 옮겨 패배한 저로서도 큰 상처를 입었다"며 "하지만 크게 보면 이번 선거의 흐름은 정권 심판이었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우리 당이 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야 덧붙일 수 있겠지만 역시 아쉬움이지 비판이나 원한의 대상은 아니다"라며 "지금에 와서 한 전 위원장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왕세자니 폐세자니 하면서 당에 얼씬도 말라는 당의 정치 선배도 있다"며 한 전 위원장을 감쌌다. 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한 표현으로 보인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21일 "한동훈, 홍준표 두 사람 모두 본질을 벗어난 잘못된 말을 하는 것으로 본다"며 양비론을 들고 나오면서도 "한동훈은 당헌에서 자당 출신 대통령에게 상당 범위에서 보장하는 당무관여의 권한을 거부했다. 그는 시종일관 당무독점을 기했다. 이는 엄연한 당헌 위반"이라고 말했다.
또 "그의 연설이 논리성에 치중하는 점 외에도 말을 똑똑 끊는 듯한 스타카토 화법, 빈약한 어휘구사력 같은 것도 큰 문제다. 그는 정치인으로서의 역량에서 조국과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어른과 아이만큼 차이가 난다"며 "당내의 다른 가용자원을 동원한다든지 하여 마이크의 다양성을 확보했어야 한다. 오직 자신이야말로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과도한 자기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혼자서 선거판을 누볐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제 변명은 그만하자. 자신의 잘못에 맞는 책임을 지도록 하자"라며 "그것이 국민의힘을 살리는 길이고, 보수를 살리는 길이다.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