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기자회견··· 73분간 20개 질문에 답변]

“공수처 소환 없어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출국금지도 몰랐다”
징벌적 과세 완화로 부동산 정상화 ··· 부자 감세 하는 것 아냐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는 오해··· 정치인 길 잘 걸어갈 것
국무총리 인선 등 개각 필요하지만 조급하게 할 생각은 없어
의대증원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 뚜벅뚜벅 개혁의 길 걷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소상히 밝히는 등 국민과의 소통에 심혈을 기울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갖기 전 집무실에서 진행된 국민보고에서 “민생의 어려움이 풀리지 않은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이며 국민보고를 시작했다.

이어 “남은 3년 임기 동안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욱 세심하게 민생을 챙길 것”이라고 성찰했다.

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설치된 텔레비전에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이 생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설치된 텔레비전에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이 생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더 열심히 뛰어서 경제를 도약시키고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관심을 모은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과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관한 특검’과 관련해 발언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검찰이 해당 사안에 대해 수사를 시작한 데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에 대해 어떤 입장을 언급하는 것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다”며 “따로 언급하지 않고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야당에서 요구하는 김 여사 관련 특검에 대해서는 “특검은 검·경 공수처 같은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수사를 했다”며 “그런 수사가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관해서 묻지 않을 수 없으며,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서도 사실상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암시했다.

윤 대통령은 관련, “수사 결과를 보고 국민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민주당이 주도해서 만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후 미진할 경우 특검을 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에 민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채상병 특검법의 경우는 여야 미합의와 검찰수사 중 사유 등의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는 가운데 (조건부) 특검 수용의 의사도 어느 정도 내포한 것으로도 보인다.

윤 대통령은 야당과 협치에 대해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났다고 하루아침에 분위기기 확 바뀌고 협치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재명 대표가 치료를 받기 위해 입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는 직접 안부전화를 하기도 했다.

이어 “끈기, 인내, 또 서로에 대한 진정성과 신뢰, 대화, 성의 이런 것들을 먹고사는 것이 협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절대 이 협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소통 강화를 위해서는 어떤 정치인과도 선긋지 않고 만나겠다고 선언했다.

이종섭 전 호주대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임명 당시 공수처의 소환이 없었으며  출국금지 사실은 알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전임 문재인 정권때 부동산 폭등에 대해 정부가 ‘징벌적 과세’를 도입했기 때문 이라며 징벌적 과세가 시장을 왜곡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부동산 규제 완화가 ‘부자 감세’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사퇴요구에 대한 질문 때는 옅은 미소를 띠며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오해가 있었다. 그문제는 바로 풀렸다”라면서 “한 전 위원장이 정치인의 길을 잘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자감세’에 대한 건에는 손을 크게 가로저으며 해명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또 국무총리 인선 등 개각은 필요하지만 조급하게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혔으며, 의료개혁에 대해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뿐 아니라 “(작성해 둔) 로드맵에 따라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약 73분간 모두 20개의 질문에 답했으며 또 “더 궁금한 것이 있으신가”, “한 두분만 질문을 더 받자”라며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서 여러분을 뵙도록 하겠다”고 인사말을 하고 기자회견장에 착석한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마친 뒤 집무실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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