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통합’ 이슈화 주목 지역 정치권 두 리더 집중 주목
-홍 "난 임기 2년…이 지사 통합단체장 가장 유리" 덕담
-홍·이 "외부수혈 대신 당내 경륜 쌓은 인물 키워야" 공감대
-국힘 차기 대권 주자 경쟁서 '반한' 연대로 읽히기도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구경북 통합'을 매개로 한층 밀착하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정권 창출에 대구경북이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라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시각이다.
홍 시장은 지난 17일 총선 대구경북 당선인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대구의 한 행사장에서 대구경북통합을 제안하면서 "저야 임기가 2년여밖에 안 남아있지만 이철우 지사는 지금 6년이 남았으니까 대구경북이 통합하면 대구경북에서 이철우 지사가 (대구경북 통합 단체장)제일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게 된다"고 덕담했다.
이 지사도 이날 행사와 다음날 페이스북을 통해 “TF구성과 대구시의회 경북도의회 의결을 연내 마무리 짓고 내년 통합법안 통과와 2026년 대구경북통합단체장 선거를 하자”는 로드맵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대구경북 한뿌리론자인 이 도지사는 민선 7기 권영진 대구시장 시절 대구경북통합을 추진했지만 홍 시장 취임 이후 대구시의 위상(대구경북특별자치도 아래 대구특례시) 문제로 반대해 논의가 중단된 상태였다.
홍 시장이 '대구경북통합' 제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통합단체장 선거까지 언급한 것을 두고 홍 시장 자신은 대권 후보로 직행하도록 이 지사가 도와주고 이 지사는 통합 대구경북의 첫 단체장이 되라는 공개적인 제안으로도 해석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한편으로는, 국민의힘 올해 총선 참패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때리고 있는 홍 시장이 국민의힘 당내 대권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한 전 비대위원장을 견제하려 이 지사와 함께 반한 연대를 구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홍 시장·이 지사는 지난 '한동훈 비상대책위' 체제에 대해 표현의 수위 차이는 있지만 부정적인 입장을 공감한다는 점도 반한 연대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홍 시장, 이 지사는 지난 4월 총선 참패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비상대책위의 총선 실패가 당 내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보수'를 중용하지 않은 탓이며 따라서 당이 다시 살아나려면 당 내에서 경륜을 쌓은 인물들을 키워 정치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선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천신만고 끝에 탄핵의 강을 건너 살아난 이 당을 깜도 안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놀이를 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 말아 먹었다. 이 당 안에서 인물을 키우거나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당 밖에서 셀럽을 찾아 자신들을 위탁하는 비겁함으로 이 당은 명줄을 이어간 거다"고 적은 바 있다.
이 지사도 페이스북과 평소 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는 묵은 정치인, 오래된 정치인, 노하우 있는 정치인들이 존경 받아야 한다. 이러한 인물 중에서 당 대표 등 지도부를 구성 해야지 외부 수혈을 하다 보면 도매금으로 당의 가치가 하락한다. 책임당원을 유권자 10%까지 확대해서 지금 80만명의 5배인 400만명 정도 확보하고 자유우파의 미래를 키울 수 있는 젊은 세대 대상의 '자유우파 아카데미'를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홍 시장의 대구경북통합 제안은 대구광역시로의 통합으로 예전 이 지사와 권 전 시장이 추진했던 대구경북특별자치도와는 구조에 차이점이 있어 향후 새로운 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 도지사도 지난 4월 27일 경주에서 열린 경북도의회와 전남도의회의 상생화합대회에서 전남도의원들의 대권 행보 관련 질문을 받고 "여러분(전남도의회)가 도와주면 당연히 ..."라며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한 인사는 "홍 시장과 이 지사는 지난 탄핵 정국 때 당시 자유한국당의 당 대표와 사무총장을 함께 지내며 당이 가장 어려울 때 함께 당을 지킨 인연도 있어 대구경북공항 문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나간 것처럼 잘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