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 문화축제 성당 문 활짝… 신자·시민 모두 환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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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재영 신부 | ||
- 포항·경주지역 성당 등 26일~내달 1일‘가톨릭 문화축제’
- 기존 교인 만의 행사 탈피, 전시·특강·공연 등 시민 행사로
- 포항서 평생 헌신한 故 남대영 신부 기려 철길숲서 피날레
- “5월‘성모성월’…가정의 달 모성애 느끼는 계기 되기를”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는 평생 성자행을 실천하신 남대영(루이 델랑드) 신부의 희생과 봉사정신이 면면히 흐르는 곳입니다. 이번에 '한마음 문화축제'를 개최하니 신자는 물론 시민들도 맘 편히 오셔서 교양과 쉼을 얻어가시기를 바랍니다"
최재영(시몬) 신부가 성당문을 활짝 열고 한마음축제에 시민들을 초대했다.
23일 포항 죽도성당 옆에 위치한 가톨릭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청 3층 집무실에서 만난 최 신부는 제4대리구장으로서 사흘 앞으로 다가온 축제 준비로 여념이 없었다.
올해 한마음축제는 처음으로 '가톨릭 문화축제 기간'을 잡고 실내외 다양한 장소에서 동시다발로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손 쓸 일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제4대리구는 대구대교구 5개 대리구 중 하나로서 포항·경주·울릉지역 천주교회를 관장하는 곳이다. 포항에 15곳, 경주에 10곳, 울릉에 2곳의 성당이 있고, 50여명의 사제들이 사역을 맡고 있다.
한마음축제는 이제까지 하루 동안 공공 실내체육관 등을 빌려 교인들이 모여 행사를 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5월 26일~6월 1일까지 1주일간을 '가톨릭 문화축제 기간'으로 정했다. 내용은 축하공연으로부터 전시, 특강, 특별 공연, 걷기대회 등 다채롭게 준비해 오픈한다.
이번 행사가 1차적으로 지역 가톨릭 교인들의 친교를 위한 것이지만 시민들을 초대해 같이 보고, 듣고, 먹고, 즐기면서 자연스레 가톨릭 정신을 소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최재영 신부가 시민들에게 소개하고픈 가톨릭 정신은 프랑스 출신으로서 포항에서 활약했던 남대영 신부(1895.6.~1972.11.)를 빼놓고 얘기할 순 없다.
남 신부는 일평생 포항 송도에서 6·25전쟁고아와 한센인 등 소외된 자들을 돌보다 포항에서 선종한 사람이다. 그는 대한민국 문화훈장과 프랑스 도뇌르 최고훈장을 받았으며, 포항시로부터 포항을 빛낸 여섯번째 인물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축제도 오는 29일 오후 3시, 제4대리구청 5층 요안나실에서 시작돼 6월 1일 오후 2시 남대영 신부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포항철길숲 광장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도록 예정돼 있다.
"한마음축제가 열리는 5월은 가톨릭 절기 '성모성월'입니다. 성모성월은 성모님께 공경을 드리는 절기이고 사회적으로는 가정의달을 맞아 따뜻한 모성애를 느끼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최재영 신부는 축제 시기를 이맘 때로 잡은 이유를 이같이 설명하면서 부모 사랑을 강조했다. 우리가 올바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정의 소중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으로 읽힌다.
개회식 때는 2011년 처음 시작된 한마음축제의 역사를 10여분 분량의 영상물에 담아 소개하고, 플룻과 색소폰 앙상블, 뚜베데이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이튿날인 27일부터는 제4대리구청 전시실에서 어반스케치, 사진, 성경과 가훈 필사, 전례 꽃꽂이 등 전시가 31일까지 5일 간 이어진다.
가톨릭 행사라 신앙과 관계된 소재가 주를 이루겠지만 스케치와 사진 등에서 지역 곳곳의 아름다움을 그려내고 담아낸 만큼 수준 높은 전시가 기대된다.
27일 죽도성당에서 열리는 김도현·허진역 신부의 '과학시대에 신앙은 필요한가' 주제의 특강도 주목된다.
강사 김도현 신부는 카이스트 박사 출신으로 신부가 된 사람이라 특강의 전문성과 깊이가 남다를 것이라고 최 신부는 소개했다.
신상옥 안드레아의 '감사와 찬양의 밤' 공연은 29일 경주 성동성당, 30일 포항 지곡성당에서 이어져 청중들의 가슴을 촉촉히 적셔준다.
피날레는 6월 1일 오후 2시 포항철길숲에서 열리는 '생태·환경 걷기대회'가 장식한다.
나이, 성별 제한 없이 신자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가족이 함께 걷기를 권장한다. 이날 참가자 전원에게 기념품을 주며, 행운권 추첨도 실시한다.
생태·환경 걷기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광장에서는 먹거리 장터가 열린다.
생태·환경 걷기대회 코스는 약 5km인데 이 가운데 성모병원 인근 명예도로명인 '남대영신부길'도 지나면서 남 신부의 희생과 봉사정신을 되새긴다.
"우리가 경제·정치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시민들은 양보와 배려의 마음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일치와 화합과 평화를 위해 종교 지도자들도 책임감을 갖고 더욱 열심히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정치와 행정 분야에서도 시민들이 불편해 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주길 바랍니다"
최재영 신부는 어려울 때일수록 시민들은 물론 종교 지도자와 정관계 지도자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이해하며 더 많이 노력해줄 것을 당부하며 말을 맺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