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경북대학교병원 전경. 경북대학교병원 제공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전경. 경북대학교병원 제공

경북대병원이 진료 공백 장기화로 인한 재정난이 지속되자 차입 경영을 검토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28일 경북대병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전날 양동헌 병원장 명의로 내부 전산망을 통해 ‘경북대병원 구성원께 드리는 글’이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양 병원장은 공지사항을 통해 “의료진의 진료 공백 상황으로 병원 경영이 상당한 어려움에 놓여 있다”라며 “외래, 입원, 수술 등 모든 분야에서 심각한 손실을 보고 있으며 병원 운영자금이 부족해 금융기관 차입을 고려하는 실정”이라고 비상경영체제 전환 이유를 알렸다.

이어 “필수 의료를 제외한 모든 활동을 재검토하고,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필요하지 않은 사업은 예산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필수적인 신규 투자라도 집행 시기 조정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경북대병원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향후 노조와 조직 축소, 무급 휴가·연차 사용 등 추가적인 비용 절감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경북대병원은 비상경영 체제하에서 △비용절감 △진료공백에 대응하기 위한 의료진 지원 △필수의료 및 최중증환자 치료 집중 체계 등 3가지 운영목표를 제시했으며, 목표 달성을 위한 각각의 TF팀을 신속히 구성해 구체적인 비상경영 운영 계획을 도출할 계획이다.

경북대병원은 의대 증원 갈등으로 진료 공백이 발생한 뒤 매월 160억~2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공의 집단 사직이 시작된 2월 20일부터 3개월여 동안 450억 원 정도의 손실을 기록했고, 입원·외래 환자도 기존 대비 60%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북대병원은 예비비 비축을 위한 마이너스 통장 규모를 최근 10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늘렸다.

경북대가 비상경영체제와 관련한 세부적인 경영 방침이 나온 부분은 아직 없다. 그러나 올해 시행하려 했던 신규사업들은 대다수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경북대병원뿐만 아니라 전국 상급종합병원들이 이번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경희의료원이 지난 6일 급여 지급 중단과 희망퇴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의사를 제외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는 등 이미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다. 서울아산병원은 무급휴가뿐만 아니라 '빅5' 병원 중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상급종합병원도 경북대병원처럼 대내외적으로 선언하지 않았을 뿐 마찬가지 상황으로 보인다는 것이 의료계 안팎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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