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양한 정보 제공해 오페라를 더욱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책
'박지운의 오페라와 인생'(도서출판SUN, 256p, 2만원)이 출간됐다. 대구 출신의 박지운은 국내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이며 지휘자로 꼽힌다.
이 책은 저자가 15년에 걸쳐 쓴 글들을 모아 한 데 엮었다. 오페라와 관련된 생생한 경험과 지식, 감정들을 켜켜이 담아내 오페라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에 오페라와 관련된 책들은 많지만, 이토록 격렬하게 연주 현장을 직접 맞닥뜨리는 지휘자가 쓴 글은 없다. 글의 내용이 우리 삶의 어느 지점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이야기를 오페라를 매개로 풀어놓아서 인문학에 관심이 있거나 음악에 조예가 깊은 독자들이 좋아할 것이다"
저자의 서문에는 이 책이 오페라에서 시작해 인문학으로 귀결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 책은 오페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책 속에 드러나는 작가의 유쾌하고 풍부한 경험담은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오페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삶의 다양한 순간들이 오페라 속의 한 장면 속에 투영돼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위로를 선사하는 데 충분하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는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잔니 스키키', '마리아 칼라스의 드라마' 등을 다뤄 오페라와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2부는 '늘 깨어 있으라, 우리 광대들이여', '포레스트 검프, 그리고 초초상' 등을 다루며 오페라를 통해 인간의 삶과 사랑을 이야기한다.
3부는 정율성의 오페라 '망부운', '창작 오페라? 아니 우리말 오페라!' 등을 다룬다. 이는 '창작 오페라'로 불리는 한국 오페라의 발전과 미래에 대해 저자의 마음속 이야기를 심도 있게 이야기한다.
4부는 토리노극장의 '나부코', 코로나 시대의 '카르멘' 등을 다뤄 오페라 공연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한다.
5부는 '선택의 순간들', '패러다임' 등을 통해 자신의 음악 인생과 철학을 이야기한다.
"'마술피리'의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얼마의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 것인가. 어디 그뿐이랴? 여전히 풀리지 않는 모차르트의 죽음과 이 작품의 인과관계를 위시한 그 수많은 철학적, 현학적, 수비학적 수수께끼와 암호들에 어떻게 접근해야 한단 말인가 (중략) 바로 그때였다! E luceano le stelle(별은 빛나건만), 바로 이 별들이 촘촘히 박힌 하늘을 쳐다보며 '토스카'를 쓰고 있는 118년 전의 푸치니를 만났으며, Un bel di vedremo (어느 개인 날), 저 멀리 보이는 서지중해를 응시하면서 '나비 부인'을 쓰고 있는 114년 전의 푸치니를 느꼈다. 너무나도 행복했던 밤이었다. (중략) 앞으로 내가 어떤 무대에 서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그날 밤 황홀한 체험의 의미를 소중히 간직하고 살아간다면 다시는 근심과 번민, 방황이 필요 없으리라 확신한다" (책 중에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오페라가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 "오페라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예술"이라고 저자는 외친다.
그러면서 "오페라에는 인간의 삶과 사랑,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지혜가 담겨 있다"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박지운은 이탈리아에서 귀국한 직후인 2007년부터 월간 '대구문화'에 '박지운의 오페라와 인생'이란 코너로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지난 16년 동안 경상권에서 '대구문화', '누룩' 및 지역 언론과 더불어 수도권의 '음악저널' 등에 칼럼, 에세이 등으로 꾸준히 독자들과 소통해 왔다.
◇ 저자 소개
박지운은 지휘자이자 작곡가이며 대한민국음악대상 최우수 작곡가상을 수상했다(2018). 대구시립오페라단 음악코치 겸 지휘, 서울시오페라단 객원지휘자, 대구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김해 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과천 시립여성합창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경북고를 졸업한 후 경북대학교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동양인으로는 유일하게 이탈리아 프로시노네 국립음악원에서 '작곡, 오케스트라 지휘, 합창 지휘' 등 세 분야를 전공했다. 로마의 로마네스카 오페라단 상임지휘자 및 ARAM, AIART 국제음악아카데미 교수를 역임했다.
직접 대본을 쓰고 작곡한 오페라 '운수 좋은 날'이 국립오페라단 창작공모전, 국립오페라단 '우수작품 재공연지원사업', 대구오페라하우스 민간오페라 공모, 부산문화회관 오페라위크 공모, 을숙도 오페라축제 공모, 대구문화재단 공모에 당선·공연됐다.
오페라 '선덕여왕'은 대구, 포항에서 초연(2011), 제64회 이탈리아 Torre del lago 푸치니 페스티벌에 초청 공연(2017), 경북문화재단 공모전 (2023), 경주엑스포 공모전에서 당선·공연됐다.
오페라 '포은 정몽주'는 용인 등 전국에서 공연됐으며, 대한민국 오페라축제 최우수 창작작품상을 수상했다(2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