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 범죄혐의 모두 유죄"
배심원단 만장일치 판단
심리 착수 이틀만에 결정
NYT "최대 징역 4년 가능"
트럼프"조작된 재판" 반발
지지자들 "트럼프 위해 싸울 것"
담당판사 교수형 처형 촉구
내전과 무장 반란을 선동도
"백만명의 (무장한) 남성들이 워싱턴으로 가서 모든 사람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 이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트럼프는 그가 말하면 그를 위해 기꺼이 싸우고 죽을 군대가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그가 요청하면 나는 무기를 들겠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자 그의 지지자들이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친(親)트럼프 인터넷 사이트에 '폭동', 폭력을 동원한 '응징' 등을 촉구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글이 쏟아졌다고 31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현직 대통령 중 최초로 유죄 평결을 받은 뒤 트루스소셜, 패트리어츠닷윈(Patriots.Win), 게이트웨이 펀디트 등 3개 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분석해 이같이 전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유죄 평결을 내린 배심원들에 대한 공격과 재판 담당 판사인 후안 머천 판사의 '처형'을 촉구하거나 내전과 무장 반란을 선동하기도 했다.
패트리어츠닷윈에 올라온 한 게시글은 "잃을 게 없는 뉴욕의 누군가는 머천을 손봐야 한다"며 그가 마체테(날이 넓은 큰 칼)를 가진 불법 이민자들과 맞닥뜨리길 바란다는 악담까지 퍼부었다.
게이트웨이 펀디트에 게시된 한 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 후 "이것은 투표로 해결될 수 없다"며 진보주의자들을 총으로 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민주당 당원들을 겨냥해 "민주당원들에 의해 미국이 완전히 파괴됐다. 장전하라"는 글도 있었다.
일부 게시글은 이후 삭제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죄 평결을 받은 뒤 기자들에게 "이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며 부패한 판사에 의한 조작된 재판"이라고 주장했다. 또 "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내려질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머천 판사가 "매우 상충됐다(HIGHLY CONFLICTED)"며 공격을 이어 나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글에는 교수대에 걸린 올가미 사진과 함께 "사법 시스템의 반역 폭도"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패했을 때도 '선거를 도둑맞았다'고 거짓 주장을 한 뒤 협박성 수사와 폭력 위협이 급증했다고 짚었다.
미국의 '극우 테러리즘'을 분석하는 책을 펴냈던 제이컵 웨어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은 "트럼프 추종자들이 사용하는 폭력적인 언어는 투표소에서는 물론 폭력을 통해 더 극단적인 지지자들이 행동에 나서도록 동원할 수 있는 트럼트 전 대통령의 강력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 한 식당에서도 이날 지지자들이 모여 유죄 평결에 불만을 토로했다. '베르사유'라는 이름의 이 식당은 국가 기밀 반출 혐의로 형사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법원에 처음 출석한 직후 찾은 식당이다.
은퇴한 간호사인 마리아 곤잘레스는 AP 통신의 영상 계열사인 APTN에 "재판이 불공정했다"면서 유죄 평결에도 "당연히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 형사재판의 배심원단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제기된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평결했다.
뉴욕 맨해튼 주민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심리를 마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34개 범죄혐의에 대해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아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받은 첫 전직 대통령이 됐다.
이날 배심원단의 평결은 심리 착수 후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앞서 배심원단은 전날 재판 과정에서 나왔던 핵심 증인의 진술 일부를 다시 들려달라고 판사에게 요청했다.
이에 따라 배심원단은 이날 타블로이드지 내셔널인콰이어러의 발행인이었던 데이비드 페커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에 관한 증언 및 그와 관련한 코언의 증언, 담당 판사의 '배심원 설시'(Jury Instructions) 중 일부를 다시 청취했다.
심리가 길게는 몇주가 소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이번 재판 심리가 다음 주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 심리에 소요된 시간은 10시간이 채 안됐다.
배심원의 평결이 내려진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표정하면서도 어두운 얼굴로 앉아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평결 이후 법원 앞에서 "나는 무죄이고, 이것(유죄평결)은 수치스러운 일이며 조작된 재판이다. 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죄 평결이 내려짐에 따라 이번 재판은 담당 판사인 후안 머천 판사의 형량 선고를 앞두게 됐다. 머천 판사는 선고 기일을 오는 7월 11일로 정했다.
7월 11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는 공화당의 전당대회(7월 15~18일)에 임박한 시점이다.
유죄 평결이 내려짐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호관찰 내지 최대 징역 4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평결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반발함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곧바로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형사재판 4건 중 하나다.
미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이번 재판이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1심 선고가 이뤄질 유일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