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대구 서구 김상훈 의원 지역구 사무실 건물 한 회의실에서 당원들을 만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첫 지역 일정으로 대구를 방문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대구를 찾은 건 지난 총선 비대위원장으로 대구를 을 찾은 지 석 달여 만이다.

한 위원장은 27일 오후 대구 서구 김상훈 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방문해 "당 대표가 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저의 정치가 전통적으로 지지해주는 여러분의 마음을 바탕으로 시작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다. 새로운 정치를 대구에서 시작한다"라며 대구를 첫 지역 일정으로 찾은 이유를 밝혔다.

이는 지난 총선에서 TK(대구·경북) 지역 당원과 유권자들이 지난 총선에서 '개헌저지선'을 막을 수 있는 최소 의석수를 확보하는 데 힘을 실어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과정에서 우리가 뭘 바꿔야 하는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절실하게 봤다"며 "여러분께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온몸을 던지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총선 참패 책임론'에 대해서는 "총선 참패의 책임은 제게 있고, 누구에게 돌릴 생각이 없다"면서도 "총선 이후 두 달여간 저희가 민심을 반영하지 못했는데, 그 과정에서 제가 민심을 반응하는 정당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고 그것이 진짜 책임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권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 후보의 연대설에 대해서는 "정치공학이 당심과 민심을 이기는 결과가 나오면 우리 모두 불행해질 것"이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한동훈 지도부’ 출범 시 당정관계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안정적, 생산적 관계가 될 것"이라며 "당정관계는 과정이자 방법이지, 최종목표는 국민을 위한 정치, 나라를 발전시키는 정책·해법을 내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한 전 위원장은 앞서 대구·경북을 찾은 나경원, 원희룡 후보와는 달리 홍준표 시장, 이철우 지사와의 면담은 불발됐다.

‘보수 텃밭’ TK 지역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광역단체장들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한 불편한 심기를 연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내 인생에 화양연화는 문 정권 초기 검사 시절"이라고 언급한 한 전 위원장의 언론보도 내용을 게시했다.

홍 시장은 "그를 추종하는 보수우파 레밍 집단도 어처구니 없다. 나는 이런 자를 용납하지 못한다"라고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홍 시장은 앞서 전날에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총선 참패로 이미 (윤 대통령이) 레임덕으로 몰려 가고 있는데 당내 선거에서도 ‘이상한 애’가 당선되면 정부와 여당이 같이 몰락한다"고 비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한 전 위원장의 정치 경험과 당 활동 기간 등에 대해 지적하며 "더 공부를 해야 한다"라며 그의 당 대표 도전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서구 당협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이상한 애"라고 비판한 홍 시장을 향해 "품격이 있으면 좋겠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보통 다른 사람과 논쟁이 붙으면 피하지 않아 왔고, 나름 전투력이 있어 왔다. 저는 그걸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와 맞서는 때를 위해 아껴두겠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홍 시장에 이어 이 지사와의 면담도 불발된 데 대해서는 "기회가 되면 제가 찾아뵙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지사가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채상병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는 한 후보의 주장을 비판하면서 "공부를 더 해야 한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양할 수 있다"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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