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한 후보, 정치와 권력에 대해 무지하다
대통령과 소통 부재·갈등 해소하고 출마했어야"
한동훈 "저 무지막지한 특검법 어떻게 막을 건가"
배신론 지적엔 "네거티브 공세 할말 많지만 참겠다"
나경원 "두 후보 갈등 바람직하지 않아…눈살 찌푸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이 2일 비전발표회를 가진 가운데, 원희룡‧한동훈 후보는 발표회 이후에도 치열한 장외전을 이어갔다. 

원 후보가 한 후보가 제안한 '제3자 추천 채상병특검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자 한 후보는 "대안이 있느냐"며 맞섰다. 

국민의힘 한동훈(오른쪽), 원희룡 당 대표 후보가 2일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를 앞두고 대화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한동훈(오른쪽), 원희룡 당 대표 후보가 2일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를 앞두고 대화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한 후보는 지난달 23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채상병특검법'의 독소조항을 수정한 제3자 채상병특검법을 제안했다. 대법원장 등 특정 정당과 무관한 제3자에 특별검사 추천권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원 후보는 비전발표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되겠다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특검법 추진에) 앞장서서는 안 된다. 이건 소통 부재, 당 논의의 부재, 개인적으로는 경험과 전략의 부재"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주장은 철회하고 처음부터 논의를 다시 해보자"고 제안했다.

원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한 후보를 겨냥해 "역사는 대통령과 당대표의 갈등이 정권을 잃게 했다고 증언하고 있다"며 채상병 특검법 주장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과거 김영삼 대통령-이회창 한나라당 대표, 노무현 대통령-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박근혜 대통령-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을 '당정 갈등'으로 정권재창출에 실패한 사례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극심한 갈등을 빚지 않은 김대중·노무현, 이명박·박근혜 때는 정권을 재창출했다"며 "(한 후보가) 대통령과의 관계가 쉽게 저버려도 되는, 그저 개인 간의 사적 관계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정치와 권력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라고도 지적했다.

한 후보의 출마 자체에 대해서도 "100일 동안 비대위원장과 70일 총선 기간 동안 대통령과의 소통 부재와 쌓인 문제는 갈등 해소, 오해 불식·해소 노력이라도 하고 (전당대회에) 나와야 했다"며 "이 질문은 어차피 TV토론 때도 (한 후보에게) 던질 것이니 답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한 후보도 비전발표회 후 기자들과 만나 원 후보를 향해 "충분히 말씀을 드렸는데 비슷한 말씀을 계속하신다"면서 "내 제안에 (각자) 의견이 있을 수는 있는데, 그런 말씀을 하는 분들은 민주당의 저 무지막지한 특검법을 막기 위해 어떤 대안이 있나"라고 맞받았다.

이어 "그냥 지켜보자는 것인지, 9명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인지, 그 방안을 내가 오히려 묻고 싶다"며 "여러 차례 물었는데 답을 못하시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후보들의 반응은 지금보다 오히려 수비수를 늘리자, 우리끼리 똘똘 뭉치자"라며 "그래서 어떻게 이기겠나. 수비수만 늘린다면 실점하지 않을 방안일지 몰라도 4대 3으로 역전할 수 없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는 또 경쟁 후보들의 '배신론 협공'에 관해서도 "그런 식의 네거티브 정치 공세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대응하지 않으려고 한다. 할 말이 많다. 내가 어떤 말을 할 수 있는지 다 알고 있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건 당내 선거이고, 이후에 힘을 합쳐서 거대 야당의 폭주에 맞서고 민생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할 사람들"이라며 "내가 참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경원 후보는 발표회 원 후보와 한 후보의 충돌에 대해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하겠구나’를 보여줘야 하는데 너무 갈등으로 가는 건 (당원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두 후보를 싸잡이 비판했다.

나 후보는 "더 이상 갈등을 멈추고 당장 민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책 등 해법을 제시하는 전당대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모든 싸움이 국회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원내 당 대표가 되는 게 맞다"며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두 후보를 향한 견제는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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