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대표적 기피과로 꼽히는 심장혈관흉부외과(흉부외과) 전공의 정원 107명 중 12명만 수련을 이어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와 경북지역의 흉부외과 전공의 수도 의정 갈등 전보다 감소추이를 보여 의료공백에 비상이 걸렸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29일 이러한 전공의 수련 현황을 발표했다.
학회가 이달 24일부터 26일까지 흉부외과 전공의 사직 현황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 107명 중 75명이 사직 처리됐고, 20명은 보류 상태로 사직 처리를 기다리는 중이다.
복귀해 근무 중인 전공의는 1년차 3명, 2년차 2명, 3년차 1명, 4년차 6명 등 12명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대전·충남에 5명, 서울과 대구·경북에 각각 2명이 근무 중이다.
경기·인천, 경남·부산·울산, 광주·전남 등 세 지역에선 각각 1명이 남았고, 강원·충북·전북·제주에는 한명도 없다.
의정 갈등 전과 비교하면 서울 60명, 경기·인천 16명, 대구·경북 8명, 대전·충남 1명 광주·전남 2명이 줄어든 것이다.
학회는 내년에 배출할 수 있는 신규 흉부외과 전문의가 최대 6명일 거라 내다봤다.
정부는 전공의 없이도 병원이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전문의 중심 의료체계가 확립된 흉부외과마저도 신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아 당분간 전공의 사직의 파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학회는 "신규 전문의 배출과 이를 통한 지역의료 활성화는 이미 붕괴했고, 지역의 권역 심혈관센터나 응급의료센터도 작동할 수 없게 됐다"며 "현재 미래가 사라지는 초응급 상황이므로,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입 전문의 배출 없이 전문의 중심병원은 불가능하다"며 "희생은 미래의 심장병·폐암 환자들의 몫이 된다. 이제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죄이고, 시간이 없으므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