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미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전에서 캐나다 크리스타 데구치에게 패한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허미미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전에서 캐나다 크리스타 데구치에게 패한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의 딸' 한국 여자 유도 간판 스타 허미미(22‧경북체육회)가 금보다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유도가 은메달을 따낸건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정보경이 48kg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후 8년 만이다.

허미미는 30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유도 57㎏급 결승전에서 랭킹 1위 크리스타 데구치에 반칙패를 당했다.

파란 도복을 입고 나온 허미미는 초반부터 업어치기를 시도하며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데구치가 매번 노련하게 대응했다. 설상가상 위장 공격 판정으로 두 번째 지도를 당하면서 위기에 놓였다.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로 진다. 허미미는 정규시간 30여 초 남겨놓고 굳히기 시도했지만, 데구치가 노련하게 대처하면서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경기를 연장으로 이끌어간 허미미는 계속 업어치기를 시도했지만 데구치가 중심을 잃지 않고 방어해냈다.

결국 쌓인 지도가 발목을 잡았다. 

연장 승부 끝에 심판은 허미미가 위장공격을 했다고 판단해 세번째 지도를 내리면서 허미미의 반칙패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한국 여자 유도 간판으로 떠오른 허미미는 2002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한국 국적, 어머니는 일본 국적이며 조부모는 모두 한국 국적이다.

허미미는 일본 와세다대 재학 중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한 뒤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해 한국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국 땅을 밟은 허미미는 이후 2022년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지난 1월 '2024 포르투갈 그랑프리' 우승에 이어 올해 5월 세계유도선수권에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를 꺾고 우승한 허미미는 단숨에 한국 유도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허미미의 활약은 올림픽에서도 이어졌다.

앞서 전날 32강 부전승으로 16강에 진출한 허미미는 팀나 넬슨 레비(이스라엘·10위)에게 반칙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이후 허미미는 8강전에서 상대 전적 3전 3패를 기록 중이었던 ‘천적’ 라그바토구(세계 랭킹 13위)를 만났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몰아붙인 허미미는 적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라그바토구의 지도 2개를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약 15초를 남겨두고 상대 안다리를 걸어 뒤로 쓰러트려 절반을 따내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허미미는 준결승에서도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현 세계랭킹 4위 라파엘라 실바(브라질)를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절반승을 거두며 결승 무대에 올라섰다. 하지만 세계 랭킹 1위 데구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허미미의 은메달은 금보다 값진 메달이다.

여자 유도의 간판 스타로서 이번 올림픽에서 경기력으로 자신을 증명한 허미미는 당당히 파리 시상대에 올라섰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